잠수함·상륙함 다음은 초계함…우크라, 러 흑해함대 연일 타격
크림반도 내 러 방공체계도 폭격…"흑해함대 크림반도서 몰아낼 것"
동부전선에선 바흐무트 인근 아우디이우카 마을 탈환하기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흑해곡물협정 중단 이후 해상봉쇄를 강화하며 우크라이나의 목줄을 조여오는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이 연일 러시아 흑해함대를 공격해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흑해 남서부에서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초계함 두 척을 공격해 '확실한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와 함께 해상에서 자폭무인정(드론보트)의 공격을 받는 선박의 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국의 안드리 유소우 대변인은 이에 대해 "(러시아 해군 함정인 세르게이) 코토프가 피격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세르게이 코토프함이 공격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자폭무인정 5척을 격퇴했다고만 밝혔을 뿐 실제로 피해를 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작년 7월 취역한 세르게이 코토프함은 76.2㎜ 함포와 대공·대함 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순찰과 감시, 함대 호위 등 임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에는 2014년 러시아에 강제병합된 크림반도 세바스토폴항의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를 미사일로 공격해 잠수함 한 척과 상륙함 한 척을 파괴하고 해군 조선소에 큰 화재를 일으키기도 했다.
해당 공격에는 영국제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가 다수의 자폭무인정과 함께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이터는 올해 6월부터 개시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러시아군이 매설한 지뢰밭에 막혀 더딘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흑해를 무대로 한 양측의 싸움이 격화해 왔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해상수출을 가능케 했던 흑해곡물협정을 지난 7월 중단한 이후 흑해함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주요 곡물수출항을 정기적으로 폭격해 왔다.
제해권을 상실한 상태인 우크라이나는 이에 자폭무인정을 이용해 지난달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노보로시스크 해군기지 인근에서 러시아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를 공격하는 등 비대칭 전력을 동원해 흑해함대의 압박에 맞서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새벽 크림반도 서부 예브파토리아 인근에 설치된 러시아군 방공체계를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으로 파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소식통은 드론으로 레이더와 안테나를 파괴해 탐지를 무력화한 다음 우크라이나제 넵튠 순항 미사일로 S-400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강력한 폭발과 함께 밤하늘에 연기 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되고 있으나 당장 진위를 확인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크림반도를 되찾기 위해 러시아군의 현지 방공체계를 파괴하고, 보급선을 차단하며, 러시아 흑해함대를 주변 해역에서 몰아내는 세 가지 핵심 임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지상에서도 느리지만 완만하게 전선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흑해 연안과 가까운 남부 전선에서는 최근 전략적 요충지인 자포리자주 로보티네를 탈환한 뒤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육상통로 차단을 시도하고 있으며, 동부 전선에서도 일부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15일 아침 공개한 보고서에서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시 인근 안드리이우카 마을을 탈환하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에 상당한 병력 및 장비 손실을 입혔다고 밝혔다.
또, 안드리이우카와 가까운 클리시치우카 마을에서도 '부분적 성공'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쟁 최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바흐무트는 무려 10개월에 걸친 소모전 끝에 올해 5월 러시아에 점령된 지역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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