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럼프 기소=정치 박해' 주장한 푸틴에 적극 호응
"푸틴, 내 기소를 美 비난에 이용…전 세계가 선거개입 지켜봐"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기소는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에 동조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호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자신을 기소한 미국의 정치·사법 체계를 비난한 푸틴 대통령에 사실상 동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전날 동방경제포럼(EEF)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두고 "미국 정치 체제가 썩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일어나는 일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박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온 주장과 완전 판박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자신을 견제하려고 정치적 기소를 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서 이런 상황을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미국이 상징하는 모든 좋은 것들을 비난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 개입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꿈 때문에 미국이 분열되는 것을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도 푸틴 대통령과 가깝게 지냈으며 퇴임 이후에도 푸틴과 우호적 관계라고 말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하고 있는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그동안 자기방어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까지 끌어들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의 헌법 공화국에 대한 푸틴의 의견은 미국에서 아무런 가치가 없다"라고 밝혔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글에서 "트럼프는 푸틴을 천재라고 생각하는 데 그는 분명히 새로운 역할 모델이 필요하다"며 "만약 당신이 푸틴과 같은 편이라면 자기 위치를 다시 생각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이 "우리 적들에게 안위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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