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평화 특사, 사흘간 중국 방문…리창 총리 만날 듯
주피 추기경, 앞서 우크라이나·러시아·미국도 방문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특사인 마테오 주피 추기경이 사흘간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다.
교황청 공보실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주피 추기경이 13∼15일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은 인도주의적 이니셔티브와 정의로운 평화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교황이 내린 임무의 다음 단계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주피 추기경이 리창 중국 총리를 포함해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들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교황청이 이탈리아·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주피 추기경의 중국 방문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중재를 위해 주피 추기경을 평화 특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주피 추기경은 이후 6∼7월 우크라이나 키이우, 러시아 모스크바, 미국 워싱턴을 차례로 방문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전날 주피 추기경의 평화 임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타야니 부총리는 "교황이 주피 추기경에게 내린 임무는 평화의 임무이기 때문에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평화를 지지하며 평화가 구축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교황이 전쟁 중재를 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교황이 지난달 말 러시아의 가톨릭 청년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러시아 문화를 찬양한 것을 두고 교황이 "친러시아적"이며 "신뢰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교황의 평화 중재 외교가 아직 뚜렷한 결실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측의 반발까지 터져 나오자 교황의 중재 역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커지고 있다.
주피 추기경은 전날 '지금까지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여전히 노력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은 없지만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며 "시도하는 것이 항상 더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는 반드시 와야 하고, 가능한 한 빨리 와야 한다"고 말했다.
주피 추기경은 당장의 평화 협상보다는 러시아에 끌려간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귀환, 흑해 곡물 협정 재개 등 단기적인 인도주의적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주피 추기경은 이탈리아 볼로냐 대교구장이자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으로,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로도 잘 알려져 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