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와의 전쟁' 젤렌스키 "공직자 자산 당장 공개해야"
공직자 자산신고 한시적 비공개 법안에 거부권 행사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직자 자산 신고를 한시적으로 비공개하기로 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거부권 행사 이유는 분명하다. 신고 내역은 1년 후가 아니라 당장 완전히 공개돼야만 한다"며 "법안 통과를 위해 주요 내용이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의회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보안상 이유로 중단된 공직자 자산 신고를 재개하되, 해당 내역은 신고 후 1년간 비공개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행사에 따라 의회는 오는 20일을 전후해 법안에 대한 재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여당과 반부패 운동가들은 거부권 행사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집권 여당 '국민의 종'의 올레나 슐리악 대표는 "올바르고 시의적절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의 저명한 반부패 운동가인 비탈리 샤부닌은 "우크라이나 사회의 승리"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는 청원에도 심의 요건인 2만5천 명을 훨씬 넘는 수만 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비정부기구인 반부패행동센터는 "기록적인 시간 내에 청원이 접수될 정도로 이번 사례는 대통령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던 일"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회의 승리"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러시아에 맞서기 위한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부패와의 전쟁을 최우선 정책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56억 달러(약 20조7천억 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 제공을 위한 조건 중 하나로 공직자 자산 신고 의무 복원을 꼽고 있다.
전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반부패 정책에 대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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