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논평 요청에 "북러 사이의 일"
즉답 피해…"북한과 교류·협력 잘하고 있다" 입장만 반복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조만간 있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남에 관한 논평 요청에 즉답을 피하며 말을 아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최고지도자가 러시아로 흔치 않은 외교 방문을 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하는데, 중국은 두 친밀한 맹우(盟友)의 이번 왕래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북러 사이의 일(按排)"이라고 답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진 비슷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서로 이어진 우호적인 이웃으로 현재 중북 관계는 양호하게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 양국은 최고지도자들이 달성한 공동인식을 이행하며 영역별로 교류·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만 했다.
모두 중국이 북중 관계에 관해 언급할 때 통상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마오 대변인은 "향후 몇 개월 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중국에 초청할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했다.
지난 10일 오후 북한을 출발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이날 오전 북러 접경인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서 포착됐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열차는 북쪽 하바롭스크주 방향으로 이동 중이며, 김 위원장은 조만간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의 정상회담은 2019년 이후 두 번째다.
이번 만남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고 위성 기술과 식량, 에너지 등을 받는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대외적으로 북한·러시아와 가까운 관계임을 천명해온 중국이 양국의 밀착 강화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해왔고, 최근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고립이 심화한 가운데서도 러시아 지지 입장을 확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과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관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자국에 대한 중국의 막대한 영향력을 조정하고 대(對)중국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중국으로서도 대외적으로 '북중러'가 하나의 진영으로 간주되는 것이 대미 관계 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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