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 비폭력 저항 상징 면스카프 차림에 맨발로 걸어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자국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식민지 시절 인도의 비폭력 저항운동을 의미하는 면 스카프를 선물했다고 미국 CNN 방송과 AFP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G20 각국 정상은 일제히 목에 황백색의 스카프를 두른 채로 뉴델리 간디 추모공원에서 열린 헌화 행사에 참석했다.
이는 영국의 식민지배에 대항해 비폭력 저항 운동을 이끌었던 인도 독립의 아버지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의 상징인 '카디 스카프'다.
인도의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을 담아 지어준 별명 '마하트마'로 잘 알려진 간디는 1948년 암살당했다.
과거 식민지를 경영했던 영국의 리시 수낵도 이날 카디 스카프 차림으로 나타나 모디 총리 등과 함께 사진을 촬영해 눈길을 끌었다고 CNN은 짚었다.
이날 앞서 내린 비로 공원 바닥이 젖은 상태였지만, 모디 총리를 따라 수낵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많은 정상이 맨발로 걸으며 추모의 뜻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 등 일부는 슬리퍼를 신었다.
CNN은 "평화와 비폭력의 상징이 된 간디의 카디 스카프는 자립의 표상이었다"며 "인도 현지인들이 손수 만들었던 이 스카프는 식민지 시절 영국산 제품을 배격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스카프를 통해 인도인들의 산업적 저력과 독립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간디는 생전에 조국의 정치·경제적 해방을 상징하는 현지산 물레 '차르카'로 직조한 카디 스카프를 종종 입고 다녔다고 한다.
모디 총리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다양한 국가들이 융합하면서 시대를 초월했던 간디의 이상은 우리의 조화롭고 포용적이며 번영하는 세계의 미래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이끌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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