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장거리탄도미사일-핵잠수함 협력'이 던지는 파장은
북핵 위협 완성의 '마지막 퍼즐'…美 우려 배경
한미 등 동맹국과 함께 강력한 외교전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그들은 군사위성이나 핵잠수함,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필요한 기술을 원하며, 미국 관점에서도 이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최근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부각된 북한과 러시아간 '무기 거래'와 관련한 질문에 이런 견해를 피력했다.
그가 지적한 대로 북한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오래전부터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핵잠수함 관련 기술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이른바 북핵 완성의 '마지막 퍼즐'을 북한이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
미국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거듭하며 '대미 위협'을 일삼는 북한이지만 전문가들은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서 북한이 여전히 충분한 기술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또 ICBM 발사에 필요한 군사위성 발사도 최근 두차례 실패했다. 따라서 세계 최강 미국과 함께 ICBM 부분에서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북한산 무기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이 분야 기술을 제공할 경우 이는 북한의 ICBM 위협 정도를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일로 평가된다.
차 한국석좌가 "미국 관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한 이유다.
여기에 북한의 핵 위협을 한층 강화해주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관련해 러시아가 핵잠수함 관련 협력을 북한에 제공하면 이는 국제사회에 큰 충격파로 인식될 수 있다. 논리적으로만 보면 SLBM을 장착한 핵잠수함을 보유하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앞바다까지 가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미국이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상당수 북핵 문제 전문가들은 장거리탄도미사일과 핵잠수함 분야의 협력 여부를 향후 지역 질서에 중대 영향을 줄 수 있는 '게임 체인저' 변수로 인식하고 있다.
이미 북한은 지난 6일 '전술 핵공격 잠수함' 진수식을 가졌다면서 SLBM 발사관 4개 등이 보이는 사진을 8일 공개했다. 탄도미사일을 장착한 북한 잠수함 위협이 현실화했음을 체감적으로 알리는 장면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진수식에서 "앞으로 계획돼 있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잠수함"을 언급한 것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고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외교적 노력은 이전과는 비교될 수 없는 고강도로 전개돼야 하며, 이는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동원하는 고차원의 외교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w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