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신재생 전력 구입비 4년 뒤 6조6천억…올해보다 72%↑
2023∼2027 한전 RPS·ETS 비용 전망…'기후환경요금' 명목 전기요금 징수
양금희 의원 "수익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비용은 국민이 떠안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한국전력[015760]의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이 3년 뒤인 오는 2026년 6조원을 돌파하고, 2027년에는 6조6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의 5개년 중장기재무관리 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이 연평균 1조원 안팎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7일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실이 확보한 한전의 중장기 RPS(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ETS(한국 배출권거래제) 비용 전망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RPS는 500메가와트(㎿)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가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의무적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이에 따라 한전과 발전자회사, 민간 발전회사 등은 직접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돌리거나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 등이 전기를 생산해 발급받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사들여 RPS 의무 할당량을 채운다.
한전의 2023∼2027년 RPS 비용과 ETS 비용의 합계는 올해 3조8천501억원에서 2024년 4조7천129억원, 2025년 5조436억원, 2026년 6조213억원, 2027년 6조6천156억원으로 전망된다.
4년 뒤인 2027년에는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이 올해보다 71.8% 증가하는 것이다.
이는 올해 초 확정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맞춘 RPS 비율에 따라 한전이 비용을 추계한 것이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RPS 비율은 올해 13%, 2024년 13.5%, 2025년 14%, 2026년 15%, 2027년 17% 등이다.
이 같은 RPS·ETS 비용은 고스란히 한전의 전력구입 비용에 들어가고, 결과적으로 전력 사용자인 국민의 부담이 된다. RPS·ETS 비용이 '기후환경요금' 명목의 전기요금 징수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탈원전 정책 폐기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는 앞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중단기적으로 원전의 비중을 늘리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는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매년 증가하는 RPS 비율에 따라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이 불어나는 상황에서 전력 소비자의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기후환경요금 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2021년 5.3원에서 지난해 7.3원, 올해 9원으로 뛰었다.
아울러 사상 처음으로 총부채가 200조원을 넘긴 한전의 재무구조에도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현행 기후환경요금 운영지침상 한전은 매년 말 RPS·ETS 비용을 기후환경요금으로 회수할 수 있지만 이는 명시적인 의무 회수 규정이 아닌 데다, 해당 비용을 1년간 선지급한 뒤 연말에 회수하는 '후불제'인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금희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RPS 비율 확대에 따른 한전의 비용 지출 수익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가져가는 반면, 관련 비용은 전기요금을 납부하는 전 국민이 떠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에너지원의 안정적인 확보와 새로운 전력 인프라 건설, 기후변화 대책까지 산적한 과제를 놓고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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