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사절' 내걸고 日메뉴 판매 중단…中 식지않는 반일 정서
"日 관광예약 50% 취소…여론조사 88% "일본여행 고려 안 해"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이후 중국에서 고조된 반일 정서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방류 직후에 벌어진 일본인 학교에 돌을 던지거나 항의 욕설 전화를 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각종 방식으로 일본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중국인들은 여전한 상황이다.
5일 중화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랴오닝성 다롄의 한 고깃집은 전날 '일본인 출입 사절'이라는 안내판을 내걸었다.
그는 "순전히 개인적인 감정"이라며 "영업에 영향을 받겠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안내판을 철거하라고 요청했지만, 그럴 생각도,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동북 3성의 거점 항구인 다롄에는 일본인 5천 명이 거주하며, 이들은 이 지역 고급 식당의 주요 고객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둥성 칭다오의 빙수 판매점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직후 20여 종의 일본산 음료와 빙수, 간식 판매를 중단했다.
그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을 것 같아 화가 나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 개시 첫날인 지난달 24일에는 구이저우의 한 남성이 화가 난 듯 자신이 운영하던 일식 음식점 내부 인테리어를 마구 뜯어내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인테리어를 철거한 게 절대 아깝지 않다"며 "중국 음식점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지난달 10일 중국 당국이 단체관광 허용국으로 일본을 추가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여행 열기도 급랭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관광 허용 발표 직후 일본 여행이 국경절 연휴 해외여행 검색어 1위에 오르고, 관광 상품 예약이 전월 대비 90% 늘었으나 오염수 방류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최근 한 매체가 중국인 1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만간 일본 여행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88%가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베이징의 한 여행사는 "오염수 방류 이후 일본 관광 취소율이 50%에 달한다"고 말했다.
저장성의 한 여행사도 "일본 여행 문의가 크게 줄었고,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권 예약 플랫폼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초기인 다음 달 29일 항저우에서 오사카로 가는 항공권 가격은 4천269위안(약 78만원)으로, 이달 초보다 2천위안(약 36만원) 떨어졌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맞서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연일 방류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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