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폴란드·발트3국, 바그너 추방 요구 자격 없어"
"나토 회원국들, 벨라루스 국경 근처서 확장 추진" 주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폴란드와 발트 3국이 벨라루스에 주둔 중인 러시아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철수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근거 없고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폴란드와 발트 3국은 자국 영토에 외국 군인이 1명이라도 배치돼 있는 한 바그너 용병의 벨라루스 주둔을 반대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벨라루스 국영 통신사 '벨타'를 인용해 보도했다.
폴란드와 발트 3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벨라루스의 바그너그룹 용병 배치를 반대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한 것이다.
타스 통신도 벨타를 인용, 루카셴코 대통령이 "나토 국가들은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군사력을 증대하고 끊임없이 도발적인 훈련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확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리우슈 카민스키 폴란드 내무장관은 지난 28일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 내무장관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회동한 뒤 "바그너그룹을 벨라루스에서 즉각 추방하라"고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 23일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끌었던 러시아의 민간 용병 단체로, 지난 6월 프리고진이 일으킨 반란을 중단시킨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에 따라 일부 용병을 벨라루스에 재배치했다.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벨라루스와 인접한 국가들은 바그너용병의 벨라루스 주둔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며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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