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권리협약 보강…소송 위한 사법 접근성 명시
권리인식 계기로 환영…툰베리 "충분하지 않다" 지적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유엔이 기후 위기를 포함한 환경 악화를 아이들에 대한 구조적 폭력으로 규정하고 기후변화 최전선에서 싸우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이날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주요 협약에 이 같은 내용을 명시했다.
또 국가는 아이들이 사법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장벽을 제거하는 것을 포함해 아이들에게 사법 접근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유엔은 지난 2년간 환경에 대한 아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하면서 100여개국의 아동 약 1만6천명의 의견을 수렴했다.
앤 스켈턴 유엔 아동권리위원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환경에 대한 아동 권리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한곳에 모아 명확하게 규정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변호사 출신의 스켈턴 위원장은 기업과 정책 입안자들이 유엔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의 14살 소녀 타니아 도스 산토스 마이아는 유엔의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더 잘 인식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엔의 가이드라인은 포르투갈의 산불부터 미국 몬태나주의 화석연료 개발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최근 아동과 청소년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촉구하는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대체로 환영받았지만, 일각에선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웨덴의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더 적극적이고 좀 더 과감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몬태나주 정부를 상대로 기후 소송을 제기한 청소년들을 대리한 비영리단체 '아워 칠드런스 트러스트'(Our Children's Trust)의 켈리 마테존은 유엔 가이드라인에 대해 "놓친 기회"라면서 비약적인 발전이 아닌 점진적인 조치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앞서 이달 14일 몬태나주 판사는 청소년 16명이 주 정부가 화석연료 정책으로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유지·개선하는 데 실패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바 있다.
마테존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결의한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자체가 이미 아이들에게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스켈턴 위원장은 일부 국가들은 유엔의 조치가 너무 멀리 나갔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유엔은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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