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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돌풍, '친중좌파' 과테말라 당선인…부자 대통령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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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돌풍, '친중좌파' 과테말라 당선인…부자 대통령 탄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외교관 출신인 베르나르도 아레발로(64) 과테말라 대통령 당선인은 4개월여 전까지만 해도 대선 후보 지지율 하위권을 맴돌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오른 데 이어 결선 투표에서 연거푸 이변을 연출, 대권을 거머쥐며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지난 1958년 10월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났다. 당시 그의 부모는 우루과이에서 망명생활 중이었다.
아레발로 당선인의 부친은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1945∼1951년 재임)으로, 1944년 과테말라 혁명 이후 이 나라를 이끈 '첫 좌파 민선 대통령'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당선으로 '부자 대통령' 역사를 쓰게 된 셈이다.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주의 사상인 '아레발리스모'를 주창했던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은 이후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쫓겨 고국을 잠시 떠났다.
외교부로 공직에 입문한 아레발로 당선인은 2017년 중도 좌파 계열로 분류되는 '풀뿌리운동' 정당 창당 멤버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정치 이력을 시작했다.
2020년 국회에 입성한 그는 2022년부터 당 대표로 활동하며 지지자들과 수시로 접촉면을 넓히며 지지 기반을 다졌다.
그의 지지자들은 아레발로 당선인을 '베르니 삼촌'(Uncle Bernie)이라는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그는 대중에게 친밀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선에서 그는 부패와 빈곤, 불법 이주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조국의 현실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기득권 부패로부터 국가를 구해내자", "교육과 보건 분야 지출을 늘리자", "과감한 투자 확대로 경제를 재건하자" 등 그의 비전은 유세 현장의 주요 구호로 쓰이며,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촉매가 됐다.
경찰관 증원과 중범죄자 전용 교도소 건설을 내세운 치안 강화도 대표적인 공약으로 꼽힌다.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아레발로 당선인의 발언은 외교 분야에서 나왔다.
그는 결선 진출을 확정 지은 이후 가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당선되면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익에 바탕을 둔 외교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상호 존중의 틀 안에서 중국, 대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과테말라가 중미에서 유일한 대만 수교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언급은 대만 측의 우려 섞인 반응을 불러왔다. 이 때문에 대중국 외교 노선에 대한 과테말라 새 정부의 행보는 한동안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아레발로 당선인에겐 내부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 현재 그의 소속당인 풀뿌리운동은 당원 불법 등록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수사 책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부패 관리'로 지정된 라파엘 쿠루치체 특별검사인데, 그는 현 정부 비리 사건 조사에 훼방을 놨다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아레발로는 아버지의 유산을 이어받아 이념적으로 좌파 성향인 정치인이다. 이로써 과테말라도 중남미에 다시 불어닥친 거센 온건좌파 물결을 일컫는 '제2 핑크타이드'에 힘을 싣게 됐다.
과테말라에서 좌파 성향 후보가 당선된 건,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2008∼2012년 재임) 이후 16년 만이다. 이번 대선에서 낙선한 산드라 토레스 후보가 콜롬의 전 부인이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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