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 "韓 반도체에 좋은 절충안…중국발 경제 역풍 여부는 지켜봐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18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의 결과물이 북한 위협 대응, 글로벌 공급망, 3국 관계 등을 아우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세 지도자의 첫 결과물(payout)에는 북한 위협 대응의 실질적 조치에서부터 중국에 노출된 글로벌 공급망의 '디리스킹'(위험 제거) 조치, 3국 관계를 풀기 어려울 정도로 긴밀하게 묶어두려는 움직임까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정상회담의 다섯 가지 중요 지점으로 ▲ 미사일 방어 ▲ 중국 자극 ▲ 경제 안보 ▲ 핵자산 ▲ 지속성 여부를 꼽아 분석했다.
먼저 블룸버그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3국간 실시간 정보공유 체계 구축이 추진되는 것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수분 내로 한국 전역에, 15분 내로 일본 대부분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한 한 신속하게 이해하는 내용을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임기 들어 한미간 대잠수함 합동훈련에 일본이 참여하게 됐다고 언급하며 "이 과정을 좀 더 공식화함으로써 세 나라가 위기 대응 방법을 더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3국 정상이 지역적 도전, 도발, 그리고 위협에 대한 각국 정부의 대응을 조율한다는 내용이 담긴 '한미일 간 협의에 대한 공약' 문서를 채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을 자극"(riling China)하는 요소라고 짚었다.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 7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미국은 동북아에서 작은 나토식 3국 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도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오는 21일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도 다소 거친 반응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중국을 최대 무역 파트너로 둔 일본과 한국에 경제적 역풍(blowback)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한미일 정상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리스크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대목은 "경제 안보"로 표현하며 "중국에 노출된 위험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과의 연관성에 주목,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바이든 미 행정부의 무역 규제에 동참하는 것을 한국이 일본보다 조금 더 주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절충안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주요 반도체 제조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메모리칩의 핵심 시장이자 제조 지역으로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국의 핵우산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확신시켜줬으며, 확장억제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3국 정상회의의 틀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정상회의를 연례행사로 만들겠다는 약속은 다양한 공약이 유지될 것이라는 확신을 3국 모두에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실제 그렇게 될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각국의 정치적 현실로 인한 불확실성을 짚었다.
특히 내년 미국 대선과 관련,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재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수로 봤다.
블룸버그는 "트럼프는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바이든의 많은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대화하려 한미 합동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했고, 이는 북한 핵무기 감축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낳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은 기시다 총리가 속한 자민당이 전후 거의 모든 기간 집권했다면서도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 대통령직은 보수와 진보 진영을 오갔으며 각 진영은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점수를 따기 위해 일본과 대결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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