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여행 재개' 中, 제주에 실크로드 관광도시 연맹 가입 제안(종합)
루잉촨 부부장 "실크로드 연안도시들과 더 활발한 교류 가능"
오영훈 제주지사, 무비자 입국 활용한 제주 워케이션 시범사업 제안
베이징서 제주관광설명회 개최…"단체관광 재개 후 여행객 80만명 이상 예약"
(제주·베이징=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정성조 특파원 = 한국에 대한 중국 단체 관광이 재개된 가운데 중국 정부의 고위당국자가 제주도에 중국이 추진하는 국제 관광 연맹 가입을 제안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오영훈 제주지사는 18일 중국 베이징 문화여유부 접견실에서 루잉촨 문화여유부 부부장과 만나 양 지역의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루잉촨 부부장은 "중국문화여유부 소속 센터에서 실크로드 관광도시 연맹을 제창하고 설립했다"며 "실크로드 연안 도시 간 관광 분야 교류 협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했고 이 프로젝트에 대해 이미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주요 도시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제주도 역시 이번 실크로드 관광도시연맹에 가입한다면 기쁠 것"이라며 "제주도가 본 연맹 가입을 계기로 실크로드 연안 도시들과 관광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더 다양하고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루잉촨 부부장은 또 제주가 2016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을 거론하며 "제주도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동아시아 문화도시 건설을 강화하고 중국과 한국, 일본 3국 간의 문화·관광 교류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며 3국 교류 협력 시범 도시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텍스 리펀'(외국인 대상 세금 환급) 창구 개설과 관광 경찰, 관광 서비스 신고센터 운영 등은 중국에서 벤치마킹해도 좋을 훌륭한 제도"라며 "제주와 관광은 물론, 문화·인적 교류 확대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루잉촨 부부장에게 제주의 무비자(무사증) 입국 제도를 활용한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시범사업을 제안했다.
오 지사는 "워케이션을 통해 제주와 중국의 협력 분야를 자연스럽게 게임, 수소, 우주 등 신산업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지사는 루잉촨 부부장 면담에 앞서 지난 17일 류전민 전 외교부 부부장과도 만났다.
제주도는 중국 단체관광 재개에 따라 중국과 관광, 문화, 경제, 인적 분야 등 교류 강화를 위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이날 오 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 포시즌스호텔에서 현지 항공사와 여행사 등 관광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관광설명회도 개최했다.
설명회는 중국 정부의 방한 단체관광 전면 허용에 따라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 언론 인터뷰, 도정 홍보영상 상영, 제주 관광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오 지사는 설명회 전 한국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제주는 그 어느 지역보다 중국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온 관광도시"라며 "중국 단체관광 재개를 전환점으로 제주와 중국, 대한민국과 중국 간 교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방문 외국인이 가장 많았던 2016년 기준 중국 방문객은 306만1천522명으로, 전체 외국인 여행객의 85%를 차지했다.
올해 초 '제로 코로나'에서 벗어난 중국은 이달 단체여행 자유화 전에도 매월 평균 1만8천명 이상(전체 외국인의 43.4%)이 제주도를 찾는 등 여전한 '제주 선호'를 보였다.
오 지사는 "(중국이 사드 보복으로 한국 단체여행을 제한한) 2016년 이후 6년 5개월이 걸렸고, 그간 관광 산업에 종사하는 제주도민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단체여행 재개 발표 하루 만에 중국 크루즈선 53척이 제주에 기항하겠다고 예약했고, 일주일 만에 내년분까지 267척의 예약이 들어왔다. 인원으로 환산하면 80만명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는 중국 방문객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관광 수용 태세를 정비하고, 고부가가치 관광 서비스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관광을 중심으로 한중관계 경색에 따뜻한 봄바람을 불어넣는 실용의 지방 외교를 펼치겠다"고 했다.
아울러 중국과 탄소 중립 경험·성과를 공유하고, 투자 협력의 기반도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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