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 22∼24일 브릭스 정상회의…외연 확장 주목
라마포사·룰라·모디·시진핑 참석…푸틴만 화상으로
사우디 등 공식가입요청 23개국 포함 40여개국 관심표명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제15차 정상회의가 오는 22∼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다.
'브릭스와 아프리카: 상호 가속화된 성장, 지속 가능한 발전, 포용적 다자주의를 위한 동반자 관계'를 주제로 사흘간 센튼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회원국 확대 등 브릭스의 외연 확장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힌다.
2019년 브라질에서 열린 제11차 정상회의 이후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쳐 4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열리는 첫 회의다.
의장국인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나젠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러시아를 제외한 4개국 정상이 모두 직접 참석한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대신 보내는 한편, 각국 정상이 참여하는 주요 프로그램에 화상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22일 오후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과 브릭스 리더스 리트리트, 23일 브릭스 정상회의 전체회의, 24일 브릭스-아프리카 아웃리치와 브릭스 플러스 대화 등이 예정됐다.
특히 행사장에서 2.5㎞ 떨어진 '서머 팰리스'에서 열리는 브릭스 리더스 리트리트는 의장국 남아공이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비공개로 형식이나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리트리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브릭스 회원국 확대나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현지화 사용 확대 등의 이슈가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브릭스 회원국 확대 문제를 비롯한 브릭스의 외연 확장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이슈다.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외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이집트 등 23개국(팔레스타인 포함)이 공식적으로 브릭스 가입을 요청했다.
비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나라까지 포함하면 40여개국에 달한다는 게 남아공 외무부의 전언이다.
경제·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견제와 압박을 받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고립을 탈피하려는 러시아는 브릭스의 외연 확장에 적극적이다.
반면에 브라질은 회원국 확대에 가장 소극적이고 인도는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남아공 외무부에 따르면 브릭스는 현재 5개 회원국만으로도 전 세계 인구의 42%, 영토의 30%, 국내총생산(GDP)의 27%, 교역량의 20%를 차지한다.
2009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을 주축으로 출범한 '브릭'(BRIC)에 2010년 남아공이 가세하며 현재의 '브릭스'(BRICS)가 됐다.
회원국 확대의 첫 번째 수혜국인 남아공은 이번 회의에서 브릭스 확장을 위한 원칙과 기준, 지침, 절차 등을 담은 문서를 마련해 정상들에게 제출한다.
각국 정상들은 이를 토대로 브릭스의 회원국 확대 여부를 비롯해 외연 확장 방식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67개국 정상도 초청했고, 지난 7일 현재 34개국으로부터 참석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마지막 날 브릭스-아프리카 아웃리치와 브릭스 플러스 대화 등에 참석해 아프리카와 남반구 저개발국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무사 파키 마하마트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 지우마 호세프 신개발은행(NDB) 총재,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 등 고위 인사 20명도 초청 대상이다.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외무장관은 "브릭스는 소수의 특권층만이 아닌 전 세계의 요구에 부응하는 호혜적인 성장을 위한 촉매제가 돼야 한다"며 "아프리카, 글로벌 사우스가 더욱 공정하고 평등한 세계에 편입하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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