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폭력 얼룩진 에콰도르·과테말라 오는 20일 대선 투표
에콰도르, 후보 암살 사건 이후 표심 지각변동 가능성에 예측불허
과테말라, 1차 투표 때 시위 등으로 난장판…결선 변수는 '무효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오는 20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두 중남미 국가, 에콰도르와 과테말라가 유례 없는 폭력과 혼돈의 물결 속에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후보 암살과 소요 사태 등 두 나라 모두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경험하고 있어서인데, 선거판 자체가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울 만큼 요동치고 있다.
◇ 유례없는 후보 피살…에콰도르 표심 '안갯속'
탄핵 위기를 맞은 기예르모 라소(67) 대통령의 퇴진 결정(국회 동반 해산)에 따라 조기에 치러지게 된 에콰도르 대선은 후보 암살사건으로 인해 전례 없는 혼란에 직면해 있다.
총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는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인물은 '시민혁명운동' 소속 루이사 곤살레스(45) 후보(전 국회의원)다.
그는 각종 부패의 대명사인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2007∼2017년 재임)의 최측근 인사로, 사회주의 좌파 계열이다.
이어 우파 계열 연합의 한 토픽(40) 후보와 원주민 출신 야쿠 페레스(54) 후보가 곤살레스 후보를 뒤쫓고 있다.
다만, 지난 9일 유세 후 총에 맞아 사망한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후보가 이튿날 발표된 여론조사('세다토스'·8월 7∼9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막판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현지에서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야비센시오 사망 후 소속당인 '건설운동'은 지난 13일 저명 언론인 출신 크리스티안 수리타(53)를 대체 후보로 지명한 바 있다.
규정에 따라 투표에서 과반을 얻거나, 40% 이상을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앞선 후보가 나오면 당선은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 양자 대결(10월 15일 예정)을 치르게 된다.
◇ 과테말라 1차 투표 아수라장…결선 최후 승자는
과테말라에서는 지난 6월 25일 1차 투표 결과 '희망국민통합'(USE) 산드라 토레스(67) 후보와 '풀뿌리운동' 베르나르도 아레발로(64) 후보가 각각 1·2위를 차지해 이번 결선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2008∼2012년 재임)의 전 부인인 토레스 후보는 2015년과 2019년에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이번이 3번째 대권 도전이다. 중도 또는 중도우파로 분류된다.
아레발로 후보는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1945∼1951년 재임)의 아들로, 외교차관을 역임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그간 현지 매체에서 진행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위권을 맴돌았으나, 뒷심을 발휘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적 성향은 중도 좌파다.
과테말라 유력 일간지 라프렌사는 6월 10∼8월 13일까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살핀 결과 "토레스 후보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6.7%, 아레발로 후보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24.8%로 분석된다"고 16일 보도하면서,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했다.
부정부패와 빈곤, 불법 이주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과테말라에서는 중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유력 정치인을 비롯해 4명이 소속당의 후보 지명 절차 흠결 등을 이유로 이른바 '강제 낙마' 당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1차 투표가 진행됐다.
선거 당일엔 특정 정당의 '유권자 실어 나르기' 의혹이 불거지며, 경쟁 정당 지지자들이 투표용지를 소각하거나 선거사무원을 공격하는 등 소요 사태도 발생했다
"이도 저도 싫다"는 정치권에 대한 반감 분위기까지 형성되면서, 1차 투표에서는 무효표가 두 후보의 각각 득표율보다 더 많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비율로 따지면 17.33%다.
현지에서는 아레발로 후보가 '깜짝 2위'를 차지한 건 무효표가 쏟아진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결선에서도 무효표를 던지는 유권자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두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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