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도까지 치솟은 스페인, 가뭄에 국립공원 석호까지 말라붙어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극심한 더위와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도냐나 국립공원 최대 석호의 물이 모두 말라버렸다.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어 도냐나 공원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산타 올라야 석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말랐다고 밝혔다.
CSIC는 "반세기 전 자료 수집을 시작한 이래 2년 연속해 물이 마른 것은 처음"이라며 "석호와 생물다양성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도냐나 공원은 늪, 숲, 해변, 모래 언덕, 석호 등 다채로운 환경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동물로는 어류 8종, 양서류 10종, 파충류 19종, 포유류 30종, 조류 360종이 있으며, 스페인 스라소니, 스페인 흰죽지수리, 대리석무늬쇠오리, 흰머리오리 등 멸종 우려가 있는 종도 있다.
CSIS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냐나 국립공원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고, 두 해 모두 기온이 높아 연평균 기온이 18.53도로 최고를 기록해 석호의 사막화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로다 데 안달루시아에서는 전날 한낮 기온이 44.6도, 그라나다에서는 44.1도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스페인 대부분 지역에 폭염 적색경보가 내려졌다며 최근 닷새간 평균 기온이 1950년 이후 73년 만에 가장 높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포르투갈에서는 폭염에 산불까지 번지고 있어 1만5천헥타르(150㎢) 이상이 불에 타버렸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남부 오데미라 지역에서는 산불이 엿새째 꺼지지 않고 있으며, 주민 등 1천500명 이상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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