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산불에 한쪽선 기록적 폭우…유럽 곳곳 기상이변에 '신음'
노르웨이 수력발전소 침수로 가동 중단…스웨덴선 열차 탈선 아찔 사고도
'산불과 사투' 남유럽은 최고 44도 예보…EU "지구온난화 대응 노력 강화해야"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 곳곳이 올여름 폭염과 산불에서 폭우로 인한 대규모 홍수 피해에 이르기까지 이상기후로 신음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과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발트 3국 일대에 며칠간 '한스'로 명명된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 가운데 노르웨이의 경우 남부에 있는 인란데트 주(州)에서만 최소 16건의 산사태와 홍수 6건이 보고됐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이 지역에 있는 수력발전소도 침수돼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앞서 노르웨이 수자원에너지관리국(NVE)은 홈페이지를 통해 남부 지역에 "극심한 폭우"가 예상된다면서 시민들에게 교통 이용을 삼가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스웨덴 동부에 있는 후딕스발 시에서는 전날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철도 제방이 붕괴해 120여명을 태운 4량 규모의 열차 일부가 탈선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3명이 경미한 상처를 입었다.
북유럽에서 여름철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연일 계속되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외신은 짚었다.
앞서 지난 3∼4일부터 주말 사이에는 슬로베니아를 중심으로 중부 유럽에도 비가 쏟아지면서 홍수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슬로베니아 당국은 이번 피해를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한 이래 최악의 자연재해로 규정했으며, EU는 이날 긴급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남유럽 국가들은 계속되는 폭염 및 산불에 맞서 사투 중이다.
포르투갈 남부 오데미라 지역에서는 최소 닷새간 이어진 산불에 현재가지 1만5천㏊가 소실됐다.
포르투갈 소방당국은 이날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불길이 잡히고 있다고 밝혔으나,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한낮 최고 기온이 이날 또다시 섭씨 44도에 이를 것으로 예보돼 추가 산불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리스는 여름 성수기인 지난달 대표적 휴양지인 로도스섬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며 관광 산업에 치명타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속출한 기상이변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슬로베니아 수해 지역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기상이변이 더 빈번해지고 강력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달라진 기후에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고 재건하고, 더 현명하게 투자하고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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