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부, 폭염에 산불까지 '엎친데 덮친격'…서울 면적 절반 태워
모하비사막서 지난주 발생…열기·바람에 6m 불기둥 이루며 확산
진화 어려움에 일부 지역 대피령…사막 상징 '조슈아나무' 큰 피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올여름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남쪽의 모하비 사막에서 산불이 발생해 서울 면적의 절반 넘게 태우며 계속 확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현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모하비 국립공원 내 뉴욕 산맥에서 시작된 산불은 현재까지 331㎢를 집어삼켰다. 서울 전체 면적(605.24k㎡)의 절반을 넘는다.
'요크 파이어'(York Fire)라는 이름의 이 산불은 이미 주 경계를 넘어 인근 네바다주로 번지고 있으며, 올해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 중에서 가장 큰 산불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인명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 지역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수백명의 소방관들이 투입돼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소방 당국은 전날 일부 지역에서 내린 비 등으로 뉴욕 산맥에서는 산불을 30% 진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바람 등으로 여전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하비 국립 보호구역은 이번 산불이 격렬한 열기와 거센 바람이 만나면서 '불 토네이도'(fire tornado)라고 하는 불기둥을 형성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6m가량 높이의 불기둥이 목격되기도 했다.
특히, 이 산불은 모하비 사막 전역에 퍼지면서 이 사막의 상징인 조슈아 나무(Joshua tree)도 위협하고 있다.
8m 이상 자라는 상록수인 조슈아 나무는 150년 이상 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조슈아 나무가 다 타버리면 옛 모습을 되찾는 데는 평생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도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130만 그루의 조슈아 나무가 파괴됐다고 국립공원 측은 설명했다.
현재 미 전역에는 덥고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11개 주에서 56개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4천㎢ 이상이 불에 탔다.
당국은 현재 '요크 파이어'의 발생 원인을 조사 중이다. 화재는 보호구역 내 사유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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