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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유럽, 우크라 전쟁 종식 위해 평화 조정자로 역할 해야"
세계청년대회 열리는 포르투갈 방문…성학대 피해자들 만날 듯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포르투갈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일(현지시간) 유럽이 러시아의 침공이 촉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평화 조정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톨릭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이날 수도 리스본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 세계평화의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 AP 통신 등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통령 관저가 있는 벨렘 지구에 모인 포르투갈 정부 관계자, 각국 외교관들 앞에서 "갈등을 해결하고 희망의 등불을 밝히는 데 엄청난 재능을 사용하는 유럽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라는 바다 위에서 폭풍 속에 항해하는 지금 용감한 평화의 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세계청년대회가 이 오래된 대륙에 자극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이 1985년 창설한 세계청년대회는 2∼3년 주기로 가톨릭을 믿는 청년들이 한자리 모이여 신앙을 성찰하고 사회 문제를 토론하는 행사로, 100만명 이상 참석이 예상된다.



총 닷새간 포르투갈에 머물며 성모 마리아 발현지인 파티마 등지를 방문할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성직자 등에게 성적으로 학대를 받은 피해자들도 개인적으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에서는 1950∼2020년 사이 미성년자일 때 주교 등 성직자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신고한 사례가 최소 4천815명에 달한다는 독립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지난 2월 나왔다.
조사 보고서가 나왔을 때 포르투갈 주교들은 성 학대 의혹이 제기된 현직 성직자의 정직을 망설였고, 배상금을 법원 판결이 난 경우에만 지급하겠다고 했다가 비난이 일자 번복했다.
포르투갈 가톨릭교회는 지난 3월 세계청년대회에 맞춰 성 학대 피해자를 기억하기 위한 기림비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최근 해당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에 맞서 피해자 지지단체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일정에 맞춰 리스본에 "포르투갈에서 4천8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가톨릭교회에 학대당했다"고 써놓은 광고를 게재했다.
지난 6월 복부 탈장 수술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주로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그는 리스본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원기를 회복해서 로마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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