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 전쟁 속 '큰 손' 중국도 니제르 쿠데타 주시
중국, 니제르 외국인 투자 금액 2위…원유·우라늄 개발에 투자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군사 쿠데타로 혼돈에 빠진 서아프리카 니제르에 거액을 투자해온 중국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안정을 촉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니제르에서 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구금했다. 쿠데타를 주도한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이 자신을 국가 원수로 천명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에는 군부 세력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 명이 가두 행진을 하다가 프랑스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점차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년간 자원 부국인 니제르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온 중국이 니제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니제르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니제르의 관련 당사자들이 국가와 국민의 근본적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대화를 통해 평화롭게 이견을 해결하고 조기에 질서를 회복하며 평화와 안정, 국가의 발전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니제르는 연간 20억 달러(약 2조5천억원)에 가까운 공적 개발 원조를 받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지만 우라늄과 원유,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주니제르 미국 대사관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니제르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6억8천만달러(8천826억원)에 달했다.
중국은 프랑스에 이어 니제르에 두 번째로 외국인 투자 금액이 많은 국가다. 주로 국유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페트로차이나)와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투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페트로차이나는 2008년 니제르 정부와 생산물분배협정(PSA)을 맺고 아가뎀 유전의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이 유전의 원유 매장량은 6억5천만 배럴로 추정됐다.
또 페트로차이나는 나이지리아와의 국경에 있는 니제르 도시 진데르에서 460㎞ 떨어진 소라즈 정유 공장 건설에도 투자해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페트로차이나는 2019년 9월 아가뎀 유전과 베냉의 코토누 항구를 잇는 2천㎞짜리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 파이프라인은 통해 하루 9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페트로차이나에 따르면 지나 2월 기준으로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는 63%까지 진척됐다.
CNNC는 우라늄 광산 개발에 나섰다.
2007년 니제르 정부와 합작해 아즐릭 우라늄 광산에 투자했는데 이 투자 프로젝트 지분의 37.2%를 보유하고 있다.
CNNC를 포함한 중국 회사가 이 투자 프로젝트 지분의 62%를 쥐고 있다.
니제르 정부는 또 이 광산 개발을 위해 중국 수출입은행으로부터 6억5천만위안(1천17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 광산의 우라늄 매장량은 1만1천227톤, 연간 생산량은 700톤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시장 상황 악화로 2015년 중단됐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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