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제대로 보도하라" 伊 과학자 100명 대언론 호소문
'노벨 물리학상' 조르조 파리시 등 동참…"기후변화를 악천후라고 해선 안돼"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최근의 극단적인 기상 현상은 악천후가 아니라 기후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언론인들에게 근본적인 문제를 보도해달라고 호소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르조 파리시 로마 사피엔자대 교수를 중심으로 과학자 100명이 27일(현지시간) 대언론 호소문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고 일간지 '라스탐파'가 보도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폭염, 폭풍우, 사과 크기의 우박, 산불 등 우리나라와 다른 유럽을 강타한 극단적이고 점점 더 빈번해지는 기상 현상에 대해 여전히 악천후로 정의하는 언론인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악천후가 아니라 기후 변화 때문"이라며 "언론인 여러분이 기후 변화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역사적 순간에 사람들을 무력감에 빠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이탈리아 언론이 기후 변화 대신 악천후라고 보도하는 것은 마치 2020년 봄,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피해 상황만 보도하고 그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나 해결책인 백신을 빠뜨리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언론에서 점점 더 빈번하고 격렬해지는 기상 이변의 원인과 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무력감, 체념, 현실 부정을 조장해 가정과 지역 사회, 특히 사회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모든 이탈리아 언론이 기후 위기의 원인과 해결책을 명확하게 설명해 모든 사람이 현상을 깊이 이해하고, 해결책에 공감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택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고 했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5% 감축하고,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유럽의 목표가 지켜지려면 모두의 적절한 소통과 협력이 필수라면서 그러려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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