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정부, 소수민족여성 길거리 집단성폭행 사건에 "무관용"
연방정부, 중앙수사국에 수사 지시…총선 앞둔 집권당 긴장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 동북부 마니푸르주(州)에서 다수 민족 남성들이 소수민족 여성 2명을 발가벗긴 채 길거리로 끌고 다니며 성폭행한 사건 영상이 최근 온라인에 등장, 전국적으로 공분이 일자 인도 연방정부가 중앙수사국(CBI)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집권 인도국민당(BJP)으로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 사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도 풀이된다.
일간 민트 등 인도 매체들은 28일(현지시간) 연방정부가 사건 발생지인 마니푸르주 정부 요청에 따라 CBI에 사건 수사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는 또 수사 후에 이뤄질 재판은 마니푸르주가 아닌 다른 주(州)가 맡아 사건 접수 후 6개월 이내에 재판을 마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재판권 이양 문제는 대법원이 권한을 갖고 있다.
아제이 발라 내무부 차관은 대법원에 제출한 요청서에서 이번 사건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 연방정부는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영상은 마니푸르주 내 다수 민족인 메이테이 부족과 쿠키 등 소수 부족이 정부 수혜 문제를 놓고 충돌한 지난 5월 4일 휴대전화로 찍힌 것이다.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당일 마니푸르 캉폭피 지역의 한 마을에서 메이테이족 남성들이 쿠키족의 주거지를 불태우고 남성들을 살해한 후 여성 2명을 집단 성폭행했다.
이들의 만행을 담은 26초 분량의 영상이 이달 초 온라인에 퍼지면서 인도 국민들은 물론 세계적으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경찰이 즉각 수사에 나서 주범을 포함한 7명을 체포하고 촬영에 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메이테이족과 쿠키족의 충돌은 3개월 가까이 지속되면서 지금까지 160여명이 숨졌다.
인도국민회의(INC) 등 야권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 사건을 직접 다룰 것을 요구하는 등 집권당을 공격하고 있다. 또 집권당 불신임안도 연방하원에 제출해 다음 주 중 심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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