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에 구애하는 러 "우주정거장 같이 만들자"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를 상대로 한 구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에서 소외될 처지인 러시아는 그동안 브릭스 회원국과의 외교 강화에 주력해 왔는데, 이번엔 자국의 강점 영역인 우주 사업을 함께 하자고 제의하고 나섰다.
미국 방송 CNN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매체를 인용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유리 보리소프 사장이 24일 남아공 휴양도시 허매너스에서 열린 회의에서 회원국들에 현재 계획 중인 우주정거장의 모듈 건설에 참여해 달라고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미국과 수십 년에 걸쳐 이어온 우주 개발 협력을 끝내고 국제우주정거장(ISS) 공동 운영에서도 발을 뺐다. 냉전 때에도 유지되면서 양국을 이어왔던 우주 협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끝난 셈이다.
그러고는 러시아는 작년 8월 자국의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인 ROS(Russian Orbital System) 건설 계획을 밝혔다.
2027년 첫 모듈을 발사해 2032년에 모듈 배치를 완료함으로써 우주정거장 건설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으로, 이 정거장의 모듈 건설에 브릭스 회원국들을 참여시키겠다는 것이다.
보리소프 사장은 "나는 브릭스 파트너 국가들에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 함께 완전한 모듈을 제작하는 방안을 제의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브릭스 외에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그들만의 자체 모듈을 만들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앞서 여러개의 우주정거장을 제작해 운영한 바 있다.
첫번째는 소련 시절인 1971년 지구 저궤도에 오른 '살류트 1' 호로, 우주인 3명이 지구로 귀환하다 사고로 숨지면서 폐기됐다.
살류트 시리즈 우주정거장은 1980년대까지 이어졌고, 이후 미르호(1986~2001)가 명맥을 이어받았다. 미르호는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우주인이 우주실험 등을 벌이며 활발히 이용했다.
ISS는 미국과 러시아, 일본, 캐나다, 유럽항공국이 함께 제작해 1998년 지구 궤도에 올려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ISS를 2030년까지 이용하고 폐기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ISS를 이용하지 못하던 중국은 작년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을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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