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상속권 다툼에 스탠퍼드대도 2013년 소송 제기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장제스·장징궈 대만 총통 부자가 친필로 쓴 일기인 '양장일기'(兩蔣日記)를 대만에 돌려주라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고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법원은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 보관 중인 양장일기를 놓고 대만 정부, 장씨 집안, 후버연구소 등이 벌여온 소유권 분쟁 재판에서 양장일기를 대만의 국사 편찬기관인 국사관(國史館)에 돌려주라고 지난 11일 판결했다.
이에 따라 양장일기는 장제스 전 총통의 손자며느리인 장팡즈이가 2005년 후버연구소 측과 계약하고 연구소에 보관한 지 약 18년 만에 대만에 돌아오게 됐다.
해당 일기는 51상자 분량으로 장제스와 그의 아들 장징궈 전 총통이 각각 1917∼1972년과 1937∼1979년까지의 개인적인 일상생활부터 중화민국 근대사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과 고민 등을 직접 기록한 것이다
아울러 장씨 부자 총통 재임 시절의 각종 연설, 외교 서신, 정치적 기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미국 언론은 해당 문건에 지난 세기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국제 정치적 사건과 외교 내막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대만 언론은 후버연구소와 대만 관계자를 인용해 1971년 유엔에서 중국 대표권을 놓고 벌인 대만과 중국의 쟁탈전에 관한 내용, 장제스 전 총통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등과 주고받은 서신도 기록에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천이선 국사관장은 전날 이미 미국에 직원들을 파견해 기록 대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기록이 대만에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10월 장제스 전 총통 일기와 관련한 내용을 출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장일기의 소유권 분쟁은 장제스 셋째 손자의 아내인 장팡즈이가 다른 유족의 동의 없이 2005년 후버연구소에 보관하도록 한 것이 발단이 됐고 다른 유족들과의 상속권 다툼으로 비화했다.
이어 2013년 스탠퍼드대도 이 분쟁으로부터 학교를 보호달라고 소송을 제기해 복잡한 상황이 계속 이어져 왔다.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해 후버연구소 측은 "소송이 종료된 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환영하면서 "원본 문서가 대만으로 돌아가지만 학자들의 연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사본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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