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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두려워서'…미 업체들, 압류된 이란 원유 하역 거부
'이란, 보복 위해 외국선박 나포' 분석에 기업들 몸사리기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이 제재 회피 혐의로 나포한 유조선에 실린 이란 원유 하역작업이 이란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미국 업체들의 비협조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미국 검찰이 올해 초 그리스 선적의 유조선 수에즈 라잔호를 나포해 텍사스주 갤버스턴 인근 해상에 잡아뒀지만, 아직 이 배에 실린 80만배럴의 원유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해안경비대가 수에즈 라잔호에 실린 원유 하역을 이미 허용했음에도 이란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하역작업을 맡겠다는 미국 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검찰은 수에즈 라잔호에 제재 대상 원유가 실려 있다는 미국의 한 비영리단체의 주장과 해당 선박회사에 대한 9·11 테러 희생자 단체의 고소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으며 나포를 결정했다.
또한 수에즈 라잔호의 그리스 소유주를 비공개 기소했으며 수에즈 라잔호 원유 하역에 대한 선박 소유주의 동의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배에 실린 원유를 압류해 경매를 통해 매각한 뒤 수익금을 테러 희생자 유족 지원기금 등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호르무즈해협에서 일어난 이란군의 외국선박 나포 등이 이란의 보복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업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에 발생한 이란 해군의 마셜제도 선적 어드밴티지 스위트호 나포를 미국의 수에즈 라잔호 나포에 대한 이란의 보복 조치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해군은 이달 초에도 호르무즈해협에서 2척의 서방 유조선 나포를 시도했으나 미군 해군의 개입으로 실패했다.
미국 국방부는 전날 이란의 서방 선박 나포 시도 등을 차단하기 위해 중동지역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와 구축함을 배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당국이 여러 업체를 접촉했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큰 상태여서 수에즈 라잔호에 실린 원유 하역작업을 맡겠다는 회사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WSJ은 수에즈 라잔호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 이행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란이 서방 운송업계에 대한 공격을 통해 이란의 수출을 차단하려는 서방의 제재를 무력화시키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미국 전직 관리들의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폐기한 핵 합의 부활을 위해 이란과 협상을 벌였으나 지난해 이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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