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한미, 핵사용 포함 구체적 확장억제 체제 구축해야"
"NATO 준하는 핵계획그룹 아니면 韓 불만족…핵사용 韓 참여 절차 마련해야"
"韓, 2024 미국 대선 우려…고립주의 대통령 당선 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북한의 증가하는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구체적인 확장억제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하며, 여기에는 비상시 잠재적 핵 사용 결정에 한국의 참여가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의 증대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 한미 대응 방안' 제하의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꾸준히 장거리 미사일 보유를 확대하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지상 기반 요격 미사일을 능가할 수 있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심각한 핵 위협에 직면할 경우 미국이 방어하지 못할 수 있다는 동맹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점차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샌프란시스코를 버리고 서울을 택할지 아니면 동맹을 버릴지에 대한 의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전현직 관료들은 사적으로 차기 미국 대선에서 고립주의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한미동맹 약화 가능성에도 우려를 표한다"며 "주한미군 축소 혹은 철수 가능성 및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 순환 배치 종료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언급했던 자체 핵무장론을 거론하며 "이후 정부가 이를 철회했지만, 이는 정책 변화에 대한 언론의 광범위한 추측을 잠재우지는 못했다"면서 "한국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독자 핵무장에 대한 지지는 70%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규모 연합훈련 재개 등 미국의 노력에도 한국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미국은 실용적인 핵 정책, 동맹과 핵 공조 강화, 적과 동맹을 향한 강력한 메시지 전달 등 포괄적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미국은 어떤 추가 조치가 한국을 안심시킬 수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위해 한국에 구체적인 제안을 촉구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한국은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미는 확장억제 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양자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핵 계획과 옵션, 비상 계획, 연합 훈련, 미국의 전략 자산 배치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잠재적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위기 시 의사 결정 과정에 한국을 포함하는 절차가 명시돼야 한다"고도 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기존 양자 그룹을 핵협의그룹(NCG)으로 지정하고 권한을 부여할 수 있겠지만, 한국 입장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준하는 새로운 핵계획그룹을 만드는 것 이하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확장억제에 대한 한미의 이견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완전히 일치했던 양국의 공조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핵 문제는 양측 모두의 능숙한 관리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신뢰 구축 노력에 전력을 다해야 하고, 한국은 이에 대응해 국민의 기대치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도발을 지속할 경우 윤 대통령은 더 큰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양측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할 경우, 핵 문제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이 시점에 동맹 간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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