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유럽의회 '마니푸르 부족충돌' 결의안에 "내정간섭" 발끈
결의안 "소수 부족 보호해야" vs 印정부 "식민주의적 사고방식"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 정부가 동북부 마니푸르주(州) 부족간 유혈충돌 사건과 관련해 유럽의회가 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해 '내정 간섭'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 사건은 인도 법원이 지난 4월 마니푸르의 메이테이 부족을 지정부족(ST)에 포함해 혜택을 주는 안을 추진하라고 결정한 데 대해 쿠키 등 소수 부족이 반대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수개월째 '진행형'이다. 메이테이 부족은 대부분 힌두교도이고 쿠키 부족은 기독교 신자들이다.
유럽의회는 이와 관련해 13일(현지시간) 인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인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가 14일 보도했다.
유럽의회는 결의안에서 폭력 사태로 최소 120명이 숨지고 5만여명이 집을 잃었으며 주택 1천700여 채와 교회 250여 채가 파괴됐다면서 인도 정부는 부족간 종교적인 폭력을 즉각 멈추고 소수자들을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또 인도 정부를 향해 종교적 소수자들, 특히 기독교인들을 보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소수 부족을 향한 편협성이 현재의 폭력 사태에 기여했고 이 지역에서 힌두 다수결주의를 촉진하는 정치적으로 동기가 부여된 분열적 정책들에 대한 우려가 있어 왔다"고 지적했다.
결의안은 "마니푸르 주정부는 인터넷 연결을 끊고 언론보도를 심각하게 방해했다"면서 "보안군은 최근 살해사건들에 연루돼 당국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번 결의안은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날 이틀 일정의 프랑스 방문을 시작한 데 맞춰 채택됐다.
이에 인도 외교부는 같은날 "유럽의회의 행위는 내정 간섭"이라면서 이는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식민주의적 사고방식을 반영한다고 맞받아쳤다.
아린담 바그치 외교부 대변인은 "사법부를 포함한 모든 수준의 인도 당국은 마니푸르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고 평화와 조화,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의회는 자체 내부문제 해결을 위해 시간을 더 생산적으로 이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도 정부는 유럽 의원들에게 마니푸르 사건은 인도의 내부 문제라고 설명한 바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도 정부는 하층 카스트 등 취약계층에 대학 입학, 공무원 채용, 토지 구매와 관련해 정원 할당 등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카스트 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달리트(불가촉천민)는 지정카스트(SC), 소수 부족은 ST로 각각 지정돼 혜택을 받고 있다. 인도의 부족민 수는 약 1억400만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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