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반란 여파로 러 고위 장교 10여명 줄줄이 구속·해임"
WSJ 소식통 인용 보도…'못믿을 인사' 집단숙청 진행형
"'푸틴 건재 과시용' 국방장관·군부1인자는 짐짓 그대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용병단 반란 여파로 러시아군 장성이 줄줄이 숙청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용병단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달 24일 무장 반란을 일으킨 뒤 구속돼 조사받은 고위 장교는 최소 13명으로 전해졌다. 이들 장교의 일부는 나중에 풀려났다.
반란 여파로 직무가 정지되거나 해임된 고위 장교는 15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더는 믿지 못할 인사들을 쓸어버리는 게 구속의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숙청 대상에 오른 대표적 인사는 러시아군의 2인자인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다.
WSJ은 수로비킨 총사령관이 반란 개입 여부를 두고 모스크바에서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현재로서는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도했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은 프리고진과 친한 군부 인사로,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을 미리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수로비킨 총사령관이 반란 계획을 알았지만 무장 반란에 연루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이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23일 곤궁에 빠진 모습으로 동영상에 나와 프리고진에게 봉기를 멈추라고 촉구한 게 마지막이었다.
안드레이 유딘 항공우주군 부사령관,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군사정보 부사령관 등도 구속됐다 풀려났으나 직위가 해제된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고진은 반란 때 군 수뇌부의 무능을 비판하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과 군부 1인자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표적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들 인사는 여전히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직위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의 단결력을 과시하기 위해 이들을 그대로 뒀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싱크탱크 전략기술분석센터의 마하일 바라바노프 선임연구원은 "정확히 반란 때문에 이들의 제거는 가까운 미래에 불가능하다"고 관측했다.
최근 러시아군에서는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배치된 장성 이반 포포프가 군 수뇌부에 불만을 토로하다가 경질돼 파문이 일었다.
포포프는 부대원들에게 보낸 음성 메시지에서 "군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군 지휘부가 군의 목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WSJ은 우크라이나 침공 뒤 1년 넘게 고전한 러시아군에 누적된 불만이 보인다며 프리고진 반란 뒤 비판론자들이 대담해진 것이라고 관측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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