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37광년 밖에서 목성보다 작고 모닥불보다 차가운 별 확인"
호주 연구팀 "목성 0.65~0.95배, 425℃ 갈색왜성…전파 방출 미스터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목성보다 작고 표면 온도가 모닥불보다 낮으면서도 전파를 방출하고 있는 과냉각 갈색왜성(ultracool brown dwarf)이 확인됐다.
호주 시드니대 타라 머피 교수와 코비 로즈 연구원(박사과정) 연구팀은 14일 과학저널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서 지구에서 37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갈색왜성이 지름은 목성의 0.65~095배, 온도는 425℃에 불과하면서도 전파를 발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핵융합을 하지 않는 이 별은 모닥불보다 낮은 온도로 끓고 있는 가스공이라고 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발견된 별 중에서 가장 차가운 별은 아니지만 전파를 방출하는 별 중에서는 온도가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T8 Dwarf WISE J062309.94-045624.6'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별은 애초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연구팀이 2011년 지구에서 37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이 별의 반지름은 목성의 0.65~0.95배, 질량은 목성의 4~44배 정도로 추정된다. 별이 되지 못한 목성과 태양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셈이다. 태양 질량은 목성의 1천배 이상이며 수소와 헬륨 핵융합으로 표면온도는 5천600℃에 달한다.
연구팀은 태양 같은 '주계열성'이 자기장과 전파를 방출하는 메커니즘은 잘 알려졌지만, 갈색왜성은 왜 10% 미만만 전파를 방출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렇게 작고 차가운 별이 어떻게 전파를 방출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논문 제1 저자인 로즈 연구원은 "이처럼 작은 과냉각 갈색왜성은 일반적으로 지구에서 감지할 수 있는 전파를 생성하는 자기장을 형성하지 않기 때문에 전파를 방출하는 일이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과냉각 갈색왜성이 빠르게 회전해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자기장이 이온화된 갈색왜성 대기와 다른 속도로 회전할 경우 전류 흐름이 생기고, 별의 자기극으로 전자가 유입되면서 전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즈 연구원은 "갈색왜성들은 핵융합으로 수소를 태우는 가장 작은 별과 목성처럼 가장 큰 가스 행성 사이의 누락된 연결 고리 같은 것"이라며 "이 별을 연구하면 자기장 생성 방식 등 별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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