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력발전 기지' 쓰촨, 폭염에 전력난…생산시설 가동 제한
이달 28일 개막 청두 하계 유니버시아드 차질 우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역대급 폭염의 영향으로 중국의 '수력발전 기지' 쓰촨성이 전력난에 직면, 생산시설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쓰촨일보 등 현지 매체가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쓰촨성은 지난 5일부터 전력 소비가 많은 철강과 시멘트 업체들에 대해 전력 공급을 제한했다.
또 이들 업체에 대해 내달 10일까지 전력 부하를 평소보다 60∼80% 줄이라며 전력 소비가 적은 밤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만 생산시설을 가동하도록 했다.
일부 식품 업체들도 최근 거래처에 "당국의 전력 제한 및 생산시설 가동 자제 지침에 따라 내달 20일까지 생산이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통지했다.
관련 업계는 "전력 공급 및 생산시설 가동 제한에 따라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양과 몐양 등 쓰촨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시멘트 가격이 t(톤)당 30∼60위안(약 5천400원∼1만700원) 인상됐다.
쓰촨성은 매년 수자원이 풍부한 6∼10월 일정 규모 이상 전기를 사용하면 전기료 일부를 환급해주던 우대 정책도 중단했다.
쓰촨성 성도(省都) 청두시는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음악회 등 예술 공연 시간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청두시 룽취안이구 전력 부하 관리센터는 상업시설과 오피스텔, 기관·단체의 조명 사용을 줄이고, 실내 온도를 26도 이하로 낮추지 말 것과 전기차 충전은 심야 시간을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쓰촨 전력공사는 "에어컨 가동 전력이 쓰촨성 전체 전력의 40%를 차지하며 에어컨 온도를 1도씩 올릴 때마다 최소 7%의 전기를 절약하고, 전력망 부하가 196만㎾ 감소한다"며 냉방기 사용 자제를 호소했다.
쓰촨은 지난 8일부터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지속, 연일 고온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전력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10일 쓰촨 전력망의 전력 피크는 5천988만8천㎾를 기록, 작년 전력 피크 때보다 78만8천㎾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들어 지속한 폭염과 가뭄으로 전체 생산 전력의 8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쓰촨성의 전력 생산이 차질을 빚어왔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쓰촨성 수력 발전은 205억4천만㎾로, 작년 동월 대비 11.9% 감소했다.
5월 전력 생산은 221억㎾로 전월보다 7.8% 늘었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4.4% 줄어 감소 폭이 확대됐다.
4∼5월 수원이 고갈돼 쓰촨성 곳곳에서 용수 부족으로 주민들이 식수난을 겪기도 했으며 량산현은 절수를 당부하면서 "목욕은 매달 2∼4회가 적절하다"고 밝혀 누리꾼들의 조롱을 받기도 했다.
쓰촨성의 폭염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폭염과 전력 부족으로 이달 28일부터 내달 8일까지 청두에서 열리는 제31회 세계 하계 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증권시보에 따르면 올해 여름 쓰촨의 전력 피크 절정은 6만6천만㎾로, 작년 5천910만㎾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측됐으며 그 시기는 유니버시아드 개최 기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쓰촨성은 1만명이 참가하는 이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지 주민들은 "유니버시아드 경기 시설과 선수단에 우선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면 현지 기업과 주민들의 전력난이 가중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쓰촨은 작년에도 6월부터 수개월 동안 수은주가 40도를 넘나들며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최장기간 폭염을 겪었다.
이 때문에 심각한 용수 부족으로 수력 발전량이 예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냉방용 전력 소비 급증으로 산업용 전력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생산시설과 상업시설 운영이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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