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샌프란서 반도체장비 전시회 개최…"미 시장 매출 20%↑ 기대"
전세계 600여개 업체 참가…2030년 반도체 산업 매출 1조달러 목표
韓기업, 코트라 지원 등 50여개 부스 차려…'제재 영향' 中기업 적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이 많이 들어서기 때문에 장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실히 있습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개막한 반도체 장비·재료 전시회인 '세미콘 웨스트'(SEMICON WEST) 2023'에 참가한 기업들은 이같이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미콘 웨스트'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완전한 오프라인 행사로 열렸다.
반도체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등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와 미국 마이크론, 인텔,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있고, 반도체 장비회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도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번 전시회에도 전 세계 600여개 업체가 전시관을 꾸렸다. 3일간 2만5천여명이 참관할 것으로 예상됐다.
참가 기업과 참가자는 지난해보다 각각 30% 이상 늘어난 수준이라고 주관사 측은 설명했다. 또 현재 5천억 달러 수준인 반도체 산업 시장 규모가 2030년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 네덜란드 ASML 등 주요 장비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강소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메웠다.
미국의 유명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KLA는 반도체 재료의 경도를 측정하는 '나노 인덴터'를 선보였고,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의 진공 기술의 선두 업체인 독일의 파이퍼 베큠(PFEIFFER VACUUM)도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다.
KLA의 브라이언 크로퍼드 제품 마케팅 매니저는 "반도체 검사 장비 수요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20% 이상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퍼 베큠의 준 데도스 라예스 파트너십 담당 매니저도 "제품별로 경쟁업체가 많지만, 현재 8억 달러(약 1조원) 수준의 매출이 2024년에는 10억 달러(1조3천억원)까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도 미국 시장 진출 확대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11개 기업이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지원하는 한국관에 부스를 마련하는 등 50여개 기업이 부스를 꾸렸다.
반도체 장비 부품 업체인 디케이락은 지난 5월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김현수 대표는 "지난해 매출이 1천1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천3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미국 시장 매출이 50%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립 3년밖에 안 된 스타트업도 참가했다.
AI비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한 반도체 수율 개선 기술을 앞세워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
하승재 대표는 "반도체 수율이 1%포인트만 개선해도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경우 매년 수백억 원의 매출 진작 효과가 있다"며 "우리 기술에 대한 경쟁사는 없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있다"고 소개했다.
미 정부의 규제 강화 영향으로 중국 기업들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웨이퍼에 사용되는 약품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 CX테크 한 관계자는 "제재 영향인지 중국 기업은 10∼15개로 별로 보이지 않았다"며 "우리 제품은 소모품이어서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