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법원 "치앙마이 최악 미세먼지 사태, 정부관리 소홀 책임도"
올해 3∼4월 대기오염 세계 최악 수준…현지 주민 집단소송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북부 치앙마이 지역에서 벌어진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도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1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행정법원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국가환경위원회(NEB)가 치앙마이주의 독성 대기오염 물질을 처리해야 하는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전날 판결했다.
법원은 "미세먼지 오염이 매년 심해져 국민 건강에 장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피고는 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쁘라윳 총리와 국가환경위원회에 대기오염 문제를 제대로 규제하고 관리하라고 명령했다.
지난 4월 치앙마이 주민 1천700여명은 정부가 북부 지역의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에 대응하는 데 실패해 수명이 약 5년 단축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쁘라윳 총리가 국가환경개선·보존법에 따라 미세먼지 사태를 처리하기 위한 자신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했다며 인공 강우를 뿌리고 주 전체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하라고 촉구했다.
올해 3∼4월 치앙마이 등 태국 북부 지역의 공기 질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악화해 호흡기 질환 환자가 속출했다.
건기에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한 데다 농민들의 논밭 태우기도 공기 질 악화의 원인이 됐다. 미얀마 등 주변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도 영향을 미쳤다.
치앙마이 일부 지역에서는 당시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340㎍/㎥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대기질 분석업체인 아이큐에어(IQAir)의 공기질 지수(AQI) 기준으로 치앙마이는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오염된 도시로 여러 차례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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