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올해 세계투자도 감소세…우크라전·지정학적 긴장 탓"
2023 세계투자보고서 발표…작년 해외 직접투자 전년보다 12%↓
개도국 재생에너지 투자 유치 부족…"기후 목표 위해 투자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올해도 전 세계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감소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유엔이 전망했다.
10일 유엔개발회의(UNCTAD)가 최근 발표한 '2023 세계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기초 자료상 올해 1분기 국제 프로젝트 금융 거래는 400건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분기별 평균치는 641건이었다.
국경 간 인수·합병(M&A) 활동도 지난해 분기별 평균치인 1천941건을 밑돌며 둔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지난해 투자 트렌드를 형성한 경제적 역풍은 다소 진정됐지만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원자재 가격은 다소 진정됐지만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지정학적 긴장도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일부 선진국의 금융 부문 혼란은 투자자의 불확실성을 가중하고 있고, 개발도상국에서는 높은 부채율이 지속돼 재정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올해도 해외 직접 투자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국제적 투자 심리 위축은 지난해 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접 투자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 공공 부채 급증 등 글로벌 위기가 겹치면서 전년보다 12% 감소한 1조3천억 달러(약 1천691조원)로 집계됐다.
해외 투자 감소는 주로 선진국들에서 두드러져 전년 대비 37% 감소한 3천780억 달러(약 491조원)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미국이 2천850억 달러(약 370조원)를 유치해 전년도에 이어 전 세계 1위 투자 유치국에 올랐다.
개발도상국으로의 직접 투자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9천160억 달러(약 1천191조원)를 기록했으나 대부분 중국, 싱가포르, 홍콩, 인도 등 일부 국가에 투자가 몰렸다. 특히 중국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1천890억 달러(약 245조원)를 유치해 미국에 이어 2위 투자 유치국이 됐다.
한국의 지난해 투자 유치 규모는 180억 달러(약 23조원)다.
보고서는 또 지구 표면의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하자는 파리기후협정 채택 이후 재생 에너지 투자가 거의 세 배로 증가했으나 이 자금 역시 대부분 선진국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전력망, 송전선, 저장소 등을 위해 매년 약 1조7천억 달러(약 2천212조원)의 재생 에너지 투자가 필요하지만, 지난해에는 약 5천440억 달러(약 708조)를 유치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는 것은 전 세계가 2030년까지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개발도상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촉구했다.
유엔은 파리기후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세계 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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