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유조선, 이란 배 충돌 후 도주…법원이 압류 명령"
"피해 이란 선박 선원 5명 크게 다쳐"…미국의 '나포 시도' 주장 일축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발생한 미국 유조선 피격 사건과 관련해 이란이 해당 선박을 나포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란 국방부 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국영 IRIB 방송에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 2척을 이란군이 나포하려고 했다는 미국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IRIB는 미국의 유조선 '리치먼드 보이저'호가 이란 국적의 선박을 들이받았고, 이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고 전했다.
피해 선박에는 선원 7명이 타고 있었고, 사고로 5명이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IRIB는 설명했다.
이란 해양·수색구조대는 피해 선박의 신고를 접수했고, 이후 법원으로부터 가해 선박에 대한 압류 명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날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오만 인근 해역에서 미국 정유업체 셰브런이 운영하는 대형 유조선 리치먼드 보이저호가 총기 공격을 받았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약 1시간 전에는 같은 지역에서 마셜 제도 깃발을 단 유조선 'TRF 모스'호에 이란군 함정이 접근하는 일도 있었다.
중동을 담당하는 미 해군 5함대는 "이란 해군이 공해에서 민간 유조선 2척을 나포하려고 시도했고, 선박 한척에 대해서는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조난 신호를 받고 이지스 구축함 USS 맥폴(DDG-74)을 급파했고, 이에 이란군 군함은 자국 영해로 돌아갔다.
셰브런은 성명에서 "유조선이 총격을 받았지만, 선원들은 모두 안전하며 선박 운영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4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마셜제도 국적 유조선 '어드밴티지 스위트'호를 나포한 바 있다.
그때도 이란은 어드밴티지 스위트호가 이란 선박과 해상에서 충돌했지만, 구호 조처를 하지 않고 항해를 지속해 나포했다고 주장했었다.
폭이 40㎞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으로 미국 군함과 혁명수비대 함정 간 군사적 마찰이 빈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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