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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홍콩 되나 우크라 되나' 진퇴양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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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홍콩 되나 우크라 되나' 진퇴양난 몰렸다"
WSJ, 내년 총통선거 앞 '국가비전 논쟁' 소개
"자기성찰 결과에 中침공시 美군사개입 수준 좌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대만이 자국 미래를 두고 홍콩이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선택해야 하는 궁지에 몰렸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년 1월 총통선거를 앞둔 대만의 국가적 고민을 소개하는 5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이 같은 딜레마를 지적했다.
홍콩은 권위주의 강대국에 자치권을 빼앗기고 복속되는 최악 시나리오, 우크라이나는 이에 저항하다 전쟁을 부르는 또다른 최악 시나리오를 의미한다.
WSJ은 "대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두 상반된 교훈을 얻었다"며 "우크라이나가 되느냐 홍콩이 되느냐의 두 불가능한 선택지"라고 짚었다.
대만 주민들은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의 처지를 폭넓게 공감하고 있다.
중국이 무력 사용도 불사한다고 밝힐 정도로 대만 점령 의지를 밝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모종의 선례로 비치기 때문이다.
대만 안보 싱크탱크 '포워드 얼라이언스'(壯闊台灣·Forward Alliance)의 에녹 우는 "존망 위협에 직면했다는 경종이 울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주목되는 사실은 침략적인 주변국이 일방적으로 행동을 취하는 사태가 먼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대만 내에서 보편적이지만 대응책을 두고는 여론이 양분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사회가 굳건하면 어떤 강대국의 침공도 막아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전쟁보다 나쁜 것은 없다며 뼈아픈 타협을 하더라도 중국의 분노를 자극해서는 안된다는 반론이 나온다.

WSJ은 대만의 미래를 규정할 이 같은 두 비전이 내년 총통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정권 재창출에 나설 민주진보당(민진당) 대권후보 라이칭더 부총통은 대중국 강경론을 제시한다.
차이 총통은 내년부터 의무 군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미국에서 새 무기를 사들여 국방력 증강에 진력하고 있다.
라이 부총통도 대만의 자치권을 보호하고 증가하는 중국의 위협에 저항하겠다고 선언했다.
라이 부총통의 대변인인 빈센트 차오는 "이성적이라면 누구라도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공산당을 대화로 바꿀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대만 지배를 자국 부흥의 일부, 정치적 정통성과 본질적으로 연계된 사안으로 본다"며 "이를 현실로 인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의견은 다르다. 급속히 중국 본토의 일부가 돼가는 홍콩처럼 되는 선택지도 최악이 아니라는 계산도 엿보인다.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은 "우리는 중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반드시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의도적 전쟁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얘기만 하던 전쟁을, 저 모든 파괴를 이제 우리는 거실에서 텔레비전으로 본다"며 "우리는 저런 것을 버텨낼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시진핑 주석이 대만은 군사력으로 점령할 시한을 2027년으로 설정했다고 분석했다.
WSJ은 대만의 내부의 자기성찰 결과가 중국이 대만 장악을 시도할 때 미군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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