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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에 물 펑펑" 골프장 홀 흙으로 메워버린 기후행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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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에 물 펑펑" 골프장 홀 흙으로 메워버린 기후행동가들
스페인 골프장 10곳 홀에 대신 묘목 심어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기후행동가들이 스페인에서 심각한 가뭄에도 골프장들이 너무 많은 물을 쓴다며 골프장 10곳의 홀을 흙으로 메워버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환경운동단체 '멸종 반란'(XR)은 2일 영상을 통해 스페인 활동가들이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바스크, 나바라, 이비자 등지의 골프장 홀을 메우는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영상에는 활동가들이 홀을 흙으로 메우고 묘목을 심는 장면이 담겼고, 그 옆에는 "가뭄 경고, 기후 정의를 위해 골프장을 폐쇄함"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XR은 성명에서 "스페인이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골프장들이 물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홀마다 푸른 잔디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10만리터(L) 이상의 물이 필요하다면서 스페인의 골프장들이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두 도시의 물 사용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쓴다고 성명은 지적했다.
성명은 이어 "스페인은 점점 말라가고 있고 시골에서는 곡식을 키울 물조차 없어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이는 스페인 인구의 0.6%에도 못 미치는 엘리트 계층의 여흥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들의 여가 활동을 계속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지난해 1월부터 가뭄이 계속되고 있고 일부 지역은 가뭄 피해가 심각하다.
3년 넘게 가뭄을 겪고 있는 카탈루냐에서는 농업용수는 40%, 공업용수는 15% 각각 감축하고 주민 1인당 하루 평균 물 공급량은 250L에서 230L로 줄이는 법안을 도입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5월 농민들과 일반 시민들이 가뭄에 대처할 수 있도록 22억 유로(약 3조 1천370억 원)의 재정지출을 승인했다.
테레사 리베라 스페인 환경부 장관은 "스페인은 때때로 가뭄을 겪곤 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더 심한 가뭄을 더 자주 겪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kj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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