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문가 "美, 양안 전쟁 피하려면 해·공군력 배치 늘려야"
커원저 민중당 총통후보 "총 닦다가 격발되는 일 없도록 해야"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양안(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해협에서의 전쟁을 피하려면 이 일대에 배치한 해·공군력을 증강해야 한다는 대만 군사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3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 국방안전연구원(INDSR) 산하 중공정치군사작전개념연구소 황쭝딩(黃宗鼎) 부연구원은 지난달 30일 공개한 '실시간 평가분석'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황 부연구원은 중국군 전투기와 러시아 군함이 대만 본섬 해안에서 24해리(약 44.4km)까지인 접속수역에 수 차례 접근한 사실을 거론하며 의도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중국군 J-10 전투기는 지난달 24일 대만해협의 중간수역을 넘어 접속수역에 근접했으며, 러시아 해군 초계함 2척은 지난달 27일 의도적으로 제1도련선(일본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의 외곽 라인을 항해했다는 것이다.
황 부연구원은 이는 제1도련선의 안쪽 라인에서 활동하는 중국군 군용기·함정 등과 함께 사실상 대만을 협공하는 구도를 조성해 대만 본섬 주변의 대응 구역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 무기 판매, 대만해협 순찰, 일본과 필리핀과의 공동방위 강화 등의 방식으로 중국군을 견제하려고 하지만, 군사적·외교적으로 대만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없다면 중국군의 부단한 압박에 의해 대만이 어쩔 수 없이 자위권 발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므로 만약 전쟁을 피하려면 미국은 대만해협 주변에 해상과 공중의 병력 배치를 늘려 군사적 균형의 기초 위에 중국군의 활동을 저지할 수 있는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커원저 대만민중당(민중당)의 총통 후보는 전날 중부 타이중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 출범식에서 "대만은 이론적으로 전쟁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총을 닦다가 격발되는 일'(擦槍走火)의 위험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커 후보는 선거에 출마한 목적이 외국 매체가 언급하는 것처럼 대만이 위험한 섬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주식을 처분한 것은 경고신호라고 설명했다.
커 후보는 "대만이 향후 10여년 동안 미중 대결의 틈새에서 균형점을 찾아서 대만의 최대 이익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면서 제3후보인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대만군은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북부 타이베이항∼타오위안 주웨이항 일대에서 타오위안 국제공항 공중강습 저지 등 대공방어 훈련과 해안선 방어 작전을 진행한다고 대만언론은 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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