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협력기구, '쿠란 소각' 대응 긴급회의…공동 행동 예고(종합)
"종교 혐오 금지 국제법 도입해야"…이란, 스웨덴 주재 대사 파견 중단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57개 국가로 구성된 이슬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가 스웨덴에서 벌어진 이슬람 경전(쿠란) 소각 시위와 관련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걸프 지역 일간 아랍뉴스는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쿠란 소각 시위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OIC는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쿠란을 모독하는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회원국들의 단결된 공동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히세인 브라힘 타하 OIC 사무총장은 "쿠란에 대한 모독 행위는 가볍게 여길 이슬람 혐오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우리는 모든 종교적 혐오를 확실히 금지하는 국제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OIC는 "회의는 비열한 행위에 대한 이슬람권 국가들의 대응 조치를 논의하고, 쿠란 모독에 따른 단결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OIC는 쿠란 소각과 관련해 상호 존중·조화를 훼손하고 관용·절제·극단주의 거부 등의 가치를 확산하려는 국제적 노력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 국가인 이란은 스웨덴 주재 자국 대사 파견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2일 트위터를 통해 "주스웨덴 대사 파견과 관련한 행정절차가 끝났지만, 스웨덴 정부가 쿠란을 모독하는 시위를 허용했기 때문에 대사 파견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전날 자국 주재 스웨덴 대사를 초치하고 쿠란 소각 시위를 허가한 것에 항의했다.
이란과 이라크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는 지난달 30일 쿠란 소각에 항의하는 무슬림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란뿐만 아니라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모로코 등 이슬람권 국가들도 자국 주재 스웨덴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지난달 28일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 내 한 모스크의 외곽에서 당국의 승인 아래 200여명이 참가한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쿠란을 소각했다.
시위는 메카 연례 성지순례 이후 열리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에 맞춰 기획됐다.
쿠란을 소각한 사람이 수년 전 스웨덴으로 이주한 이라크인 살완 모미카(37)로 알려졌다.
스웨덴 당국은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시위를 허락했다면서 시위 참가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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