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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새 시장 열린다' 서두르는 금융권…'합종연횡'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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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새 시장 열린다' 서두르는 금융권…'합종연횡' 속도
증권사 주도 토큰증권 연합체 출범…금융·ICT 기업과 손잡아
은행권도 'STO 컨소시엄' 구성…"공동 사업 기회 찾는다"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송은경 기자 = 조각투자로 대표되는 토큰증권(ST·Security Token)이 금융권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 움직임도 분주하다.
토큰증권이란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로 전자화한 증권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 토큰증권을 증권의 한 형태로 인정하고 토큰증권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과 유통을 제도화하기로 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졌다.
토큰증권이 '증권'인 만큼, 증권업계가 가장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 은행권도 자체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대비에 나섰다.
◇ "발행·유통 신사업 기회"…증권사 주도 토큰증권 연합체 출범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토큰증권 시장 선점을 위해 각종 조각투자사업자는 물론, 기존 금융사·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과 연합체를 꾸리고 있다.
대표 주자로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주도하고 SK텔레콤[017670], 하나금융그룹이 참여하는 토큰증권 컨소시엄 '넥스트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가 있다.
ICT, 금융 등 산업별 대표기업들이 서로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NFI는 다른 증권사의 토큰증권 연합체보다 큰 개념으로 토큰증권의 확장성에 집중했다"며 "토큰화할 수 있는 후보 자산을 발굴하고 플랫폼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323410],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 2곳 및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과 손을 잡고 '한국투자 ST프렌즈'를 결성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개별 조각투자 사업자와의 협업보다는 일단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환경과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연내 토큰증권 플랫폼 출범을 추진하고 있는 신한투자증권의 개방형 협의체 'STO 얼라이언스', 지난해 6월부터 전담 조직을 만들어 토큰증권 사업에 착수한 KB증권의 'ST 오너스', 주요 조각투자사업자들이 참여하는 NH투자증권[005940]의 'STO 비전그룹' 등도 시장 참여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토큰증권 자체가 기존 사업과 유사하고, 발행과 유통 두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큰증권은 부동산, 미술품 등 유동화하려는 기초자산을 지닌 발행인이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분산원장에 직접 증권을 등록하는 방식으로 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증권사, 은행 등 계좌관리기관의 지원을 받아 발행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각투자사가 발행인계좌관리기관으로서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하려면 증권사 수준의 인프라를 갖춰야 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증권사들과 손잡고 토큰증권을 발행하는 구조가 대세를 이룰 것 같다"고 전망했다.
토큰증권의 유통은 전용 장외시장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장외거래 중개업을 별도로 인가받은 전문 플랫폼이 나올 수 있지만, 전통적으로 주식·채권 거래 중개업을 해온 증권사 역시 새롭게 신설되는 장외거래중개업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은행권, 농협 주도 'STO 컨소시엄' 구성…일부는 "시장상황 보고 대응"
'증권'은 은행이 주도권을 갖기 어려운 시장인 만큼 일단 은행권의 토큰증권 시장 준비 움직임은 증권사보다는 신중하다.
은행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토큰증권 시장에 뛰어든 곳은 NH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기업은행[024110], 신한은행, 우리은행, 전북은행, 수협은행이 참여하는 '은행권 STO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블록체인 조직에서 STO를 고민하는 것을 알고, 같이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분산원장을 구축해보면 어떨지 제안했다"며 "공동의 사업 기회 영역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STO 컨소시엄'은 기업 채권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하거나 혁신적인 조각투자 모델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유통시장을 구축하는 방안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금융당국에 은행 참여를 위한 제도 개선을 건의하거나 부수업무·스몰라이센스를 요청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다만 대형 금융사 중에서도 KB국민은행과 삼성증권[016360] 등 일부는 조금 더 시장 조성 상황을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장외거래중개업 인가 요건과 일반투자자의 연간 투자 한도 제한 등 구체적인 법령과 하위 규제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토큰증권 연합체가 법적 구속력 없는 제휴, 업무협약(MOU)으로 구성된 것도 같은 이유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도 "현재는 시장 세팅 방향을 읽고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토큰증권 시장의 본격적인 출범은 일러야 내년 하반기 정도로 보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혁신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법 개정 전이라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테스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투자계약증권·수익증권 등 비정형 증권을 상장시켜 거래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디지털증권시장은 연내 먼저 시범 운영을 하고, 그 결과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시 반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이달 안으로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sun@yna.co.kr,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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