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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거침없는 진격서 철수까지…'일일천하' 된 용병 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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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거침없는 진격서 철수까지…'일일천하' 된 용병 쿠데타
러시아 남부 도시 잇따라 접수…모스크바 턱밑까지 진격
푸틴 "등에 칼 꽂혀" 강경대응 경고…벨라루스 중재로 극적 타협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하던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이 24시간 '일일천하'로 마무리됐다.
2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양측이 각각 한발씩 물러서는 극적 타협이 이뤄지면서다.

◇ '무장 반란' 체포령…프로고진, 러시아 국경 넘어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본격 감지된 건 23일 프리고진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공개 비난했을 때부터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그룹의 야전 캠프에 미사일 공격을 지시한 쇼이구 장관을 응징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며 이는 쿠데타가 아니라 '정의의 행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밀려 후퇴 중이라고 밝히며, 러시아군이 이기고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하기도 했다.
러시아 당국은 프리고진의 발언이 선을 넘었다고 보고 무장 반란 혐의에 관한 수사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체포 명령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바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에서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진격했고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국경 검문소를 순식간에 통과했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따금 교전이 벌어지고 있고 러시아 정규군 헬리콥터를 격추했다며 '전황'을 알리기도 했다.



◇ 로스토프·보로네시 장악…푸틴 "등에 칼 꽂혀"
프리고진은 24일 오전 7시30분 로스토프주의 주도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사령부를 접수하고 비행장 등 모든 군사기지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오지 않으면 로스토프나도누를 봉쇄하고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그너 그룹은 이후 북진해서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500㎞ 떨어진 보로네시주의 주도 보로네시까지 접수했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모스크바와 보로네시에 대테러 작전체제를 발령했고, 거리에 장갑차가 등장했다.
영국 국방부는 "바그너 부대가 보로네시주를 지나 북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목적지가 모스크바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전 10시께 긴급 TV 대국민 연설에 나서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며 가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하루 만에 1천㎞ 진격 시도…모스크바 초비상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의 경고에도 "아무도 투항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격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바그너 그룹은 모스크바 남쪽으로 약 350㎞ 떨어진 리페츠크주까지 접근했다.
바그너 그룹이 하루 만에 로스토프나노두에서 1천㎞ 거리에 달하는 모스크바로 빠르게 접근해오자 모스크바에서는 긴장이 고조됐다.
붉은 광장과 시내 주요 박물관이 폐쇄됐으며, 시 당국은 도로 폐쇄 가능성에 따라 주민들의 통행 자제를 촉구했다.
모스크바 남부 외곽 지역에는 장갑차와 병력이 주둔한 검문소가 설치됐고, 모스크바로 향하는 일부 도로에서는 바그너 그룹의 진격을 막기 위해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도로를 파헤쳐 끊는 모습도 포착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의 통제력 상실이 입증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모스크바 턱밑서 극적 타협…바그너 그룹 철수
주요 7개국(G7)이 무장 반란 사태에 대한 논의에 나서는 등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이 벨라루스 대통령실에서 극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바그너 그룹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협상해 러시아에서의 병력 이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후 프리고진은 오후 8시 30분께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에 철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바그너 그룹을 해체하려고 했고, 우리는 23일 정의의 행진을 시작했다"며 "하루 만에 모스크바에서 거의 200㎞ 내까지 왔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이 취소될 것이며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바그너 그룹 병사들도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협상의 상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고, 크렘린궁은 "유혈사태를 피하는 게 책임자 처벌보다 중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3일 시작된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은 24일 밤늦게 그가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면서 끝을 맺었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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