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리 인상 예고 ECB, 9월 인상 놓고는 '갑론을박'
"안주할 때 아니다" vs "그렇게 시급하지 않아"
그리스 중앙은행장 "금리 인상 올해 끝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5일 8회 연속 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ECB 내부에서 오는 9월 금리 인상 전망을 놓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라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음 달 27일 예정된 차기 ECB 통화정책 이사회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으로, ECB 내부에서도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15일 금리인상 후 기자회견에서 "7월에도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쉬어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 인상 이후 금리 인상 전망과 관련한 ECB 인사들의 공개적인 언급이 잇따르면서 유로존을 위협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의견의 불일치는 심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오는 9월 14일 차차기 회의에서도 금리를 인상해야 할지를 놓고 벌써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9월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매파 동료들과 견해를 같이하면서 지금은 안주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밝혔다.
슈나벨 이사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관해 우려하면서 ECB 인사들이 "너무 적게 하기보다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너무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 목표치 이상에 머무는 인플레이션과 강력한 노동 수요를 고려할 때 미리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앞서 요아힘 나겔 독일연방 은행장은 지난 16일 여름 휴식기 이후에도 금리를 계속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피에르 분쉬 벨기에 중앙은행장도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는다면 9월 이후에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해 슬로바키아와 리투아니아 중앙은행장들은 오는 9월에 해야 할 일을 지금 미리 약속할 정도로 시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9월 일은 9월에 결정되고, 7월 일은 7월에 결정될 것"이라며 7월 금리 인상은 적절해 보이지만 지금부터 그 이전까지 모든 자료를 봐야 하는 만큼 9월 회의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는 쪽이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장도 투자자들이 9월 금리 변동 쪽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움직이자 인상 쪽에 베팅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성급하게 결론 내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중앙은행장인 야니스 스투르나라스는 이날 금리 인상이 올해 끝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경기침체를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경기침체로 몰아가는 것을 피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며 신중한 정책 접근을 촉구했다.
이밖에 ECB 부총재인 루이스 데긴도스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 확실하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의 둔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러나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데는 더 많은 제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4.0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너무 오래 너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혀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갈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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