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전문가그룹 "러, 우크라 전장에서 민간인 상대 고문 자행"
"러 당국 묵인이나 인가 있는 듯…계획·조직적 자행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로나 민간인을 상대로 고문을 자행하고 있다고 유엔 전문가 그룹이 지적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그룹은 성명에서 러시아군의 고문은 전기고문과 복면 씌우기, 가짜 처형 등 다양했으며, 주로 정보를 캐내거나 우크라이나 군에 협력한 데 대한 보복으로 행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고문 피해자들은 장기 손상과 골절, 뇌졸중, 심리적 외상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전문가그룹은 지난 12일 러시아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는 이에 대한 로이터통신의 질의에 응대하지 않았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고문을 일삼고 있다는 폭로가 잇따랐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해 왔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군 포로를 상대로 고문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그러나 전문가 그룹은 러시아군 고문의 경우 러시아 정부의 승인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고문 문제 특별보고관 엘리스 에드워즈는 "고문의 방식이나 일관성 등을 고려했을 때 고위 당국자의 묵인이나 직접적인 인가가 있거나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드워즈는 "당국의 명령에 의해 고문을 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라며 "고문에 관여한 모든 이는 바로 조사받고 독립 기관에 의해 기소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규군뿐만 아니라 용병집단인 바그너그룹 용병들도 동부 격전지에서 납치와 고문 등을 벌이고 있다는 폭로가 나오고 있다.
유엔 전문가그룹의 서한을 받은 당사국은 60일 이내에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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