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미 금리동결 속 추가인상 시사…위기관리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00~5.25%로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약 15개월간 10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던 미 연준이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날 기준 금리 동결 결정과 함께 제시된 미 연준의 추가적인 긴축 입장이다. 미 연준은 물가 안정을 위해 올 하반기에 금리를 더 인상하는 매파적 입장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동결이 일시적인 조치이며 물가 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미 연준이 올해 하반기 두 번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 또는 한 번의 빅스텝(0.5%P 인상)을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간 금리차는 일단 1.75% 포인트로 유지됐다. 그러나 미 연준이 연내 추가 인상을 사실상 예고했다는 점에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조치가 다시 가시화하고 한국은행이 국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경우 올해 연말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최대 2.25% 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미 한국(3.50%)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한미간 금리 격차 확대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박 가능성을 높이는 악재가 될 수 있다. 한은으로선 내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부터 기준금리 조정 여부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기나 금융 불안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갈지, 아니면 환율이나 외국인 자금 유출 등과 관련한 위험 가능성을 감안해 금리 인상을 선택해야 할지를 놓고 기로에 설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위기 대응력을 한층 높여가야 할 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5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정부는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취약 부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국내 시장의 취약 부문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꼽으면서 일부 부실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변수들이 산재해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위기 국면이 특정 부문에 한정될 일은 아닐 것이다. 물가와 경기 동향, 수출과 재정 등 전반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잠재된 위험 요인을 철저하게 살피고 효율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는 일이 더없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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