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파키스탄, 러시아산 원유 본격 수입 개시…첫 물량 도착
총리 "오늘은 변혁의 날…에너지 안보 향해 전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이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로부터 본격적으로 원유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11일 밤(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할인된 가격의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첫 선박이 카라치항에 도착했으며 내일부터 선적 물량을 부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리프 총리는 "오늘은 변혁의 날"이라며 "우리는 번영, 경제성장, 에너지 안보 등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가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가격 할인 폭이나 결제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카라치는 파키스탄 남부에 있는 현지 최대 항구다. 파키스탄 매체 지오뉴스는 러시아산 원유 4만5천t을 실은 유조선이 오만을 거쳐 입항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이달 하순에도 오만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앞서 무사디크 말리크 파키스탄 석유 담당 국무장관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필요 원유량의 35%가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기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향후 러시아와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원유 공급 장기계약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이처럼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한 부채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시달리던 파키스탄은 작년 대홍수까지 겹치면서 국가부도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파키스탄은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재정 긴축 조치를 도입했고,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긴급 지원을 받으며 버텨나가고 있다.
파키스탄으로서는 저가 에너지 수입 방안이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서방 제재로 인해 원유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라 가격을 낮추며 활로를 찾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원유 수출은 인도, 중국 등지로 제한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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