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커플링' 中 채권시장서 1분기에 외국기관 자금 21조원 이탈
中, 자국기업 IPO 국내로 집중 조치…작년 IPO 규모, 中 97조 vs 美 6천억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중 갈등과 디커플링(공급망과 산업망에서의 특정국 배제) 심화 속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1분기 중국 채권 시장에서 21조원 가까이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중국 국채등기결산유한책임공사(CCDC)와 상하이어음교환소(SHCH)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월 중국의 은행 간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 자금이 1천145억 위안(약 20조7천억원)에 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제로 코로나'가 이어졌던 지난해에는 7천890억 위안(약 142조9천억원)이 빠져나갔고, 지난해 1∼10월 10개월 연속으로 순유출이 일어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경제회복 기대감이 있던 2월 35억 위안(약 6천억원)이 들어왔지만 1월 763억 위안(약 13조8천억원), 3월 417억 위안(약 7조5천억원)이 각각 빠져나갔다.
애틀랜틱 카운슬 지리경제학센터의 제러미 마크 선임연구원은 "시장 심리의 변화로 중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줄어들었다"면서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은 가운데 인구노령화, 생산성 증가세 둔화, 소득 불평등 심화, 부동산 경기 둔화, 당국의 규제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문제도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높아진 미국 채권으로 자금이 몰린 요인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행정부가 민감한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 스타트업들에 미국 사모펀드나 벤처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 준비 중인 만큼, 향후 대중국 투자에 대한 추가 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도 다른 지수 대비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디커플링 움직임은 중국 측에서도 관측되고 있다고 마크 연구원은 전했다.
중국 기업들은 2021년 1∼7월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128억 달러(약 16조5천억원)를 조달했으나, 중국 당국은 이후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 감독을 대폭 강화하고 자국 내 상장은 수월하게 만들었다.
미 의회 산하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자국 증시 상장은 424건인 반면 미 증시 상장은 12건에 그쳤다.
금액으로 따지면 중국 증시 상장은 752억 달러(약 97조1천억원)인 반면 미국 상장은 4억9천만 달러(약 6천억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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