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러·우크라에 "국제위원회 꾸려 댐폭발 조사하자"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제위원회를 꾸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노바 카호우카 댐 폭발 사건을 조사하자고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수장에게 동시에 제안했다.
AFP·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카호우카 댐 폭발 사건을 규명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두 교전 당사국과 유엔, 튀르키예에서 보낸 전문가들로 국제위원회를 꾸리자고 제안했다.
곧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동일한 주제를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포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서는 높이 30m, 길이 3.2㎞의 카호우카 댐이 폭발과 함께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댐은 헤르손·자포리자주 등지에 걸친 2천155㎢ 크기의 호수를 만든다. 이 호수의 저수량은 18㎦로 미국 그레이트솔트호에 맞먹고, 한국 충주호가 담은 물(27억5천t)의 6.7배 규모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 댐을 고의로 폭파했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 공작이라고 규정하며 맞선 상황이다.
이런 구도에서 국제 조사위 구성을 제안한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모양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세계 최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산 식량을 나르는 러시아 쪽 항로를 복원하는 '흑해 곡물 협정' 연장에 중재 역할을 하며 주목받았다.
이 배경에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서방이 부과한 경제제재에 튀르키예가 동참하지 않으며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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