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아태진출·디커플링 반대"…유럽발 '이견'에 중국은 반색
마크롱, 나토 도쿄사무소 우려…獨집권당 대표 "디커플링은 선택지 아니다"
中, 독일과의 고위급 협상기회 활용 美-유럽 '갈라치기' 주력 전망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최근 미국의 대중국 견제 행보에 대해 유럽에서 '이견'이 나오자 중국이 반색하고 있다.
안보 영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진출, 경제에서 반도체 등 전략산업의 디커플링(공급망·산업망에서 특정국 배제)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행보에 유럽 주요국 요인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자 중국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우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주 한 회의에서 나토의 지리적 확장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나토의 도쿄 연락사무소 설치 방안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지역(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지역에서 각종 군사 집단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며, 나토가 그 촉수를 아시아로 뻗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는 7일 "나토의 아시아 진출은 미국의 헤게모니에 봉사하는 것이지만, 다른 나토 회원국들에는 무슨 이익이 있는가"라고 반문한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의 발언을 소개했다.
아울러 중국은 최근 유럽 국가들과의 고위급 소통을 계기로 '중국과의 디커플링 반대'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라스 클링바일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 대표의 지난 5일 베이징 회동에 대한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 보도는 "디커플링은 독일·중국 관계의 선택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클링바일 대표의 발언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4월 방중한 마크롱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관련 중국 측 발표는 마크롱 대통령의 '대중국 디커플링 반대'와 '개방적 공급망 구축 희망' 발언을 부각했다.
미중 관계의 무한 경쟁과 갈등, 견제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은 이처럼 유럽 일부 주요국들이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반기고, 부각하며, 더 나아가 적극 유도하는 듯한 모습이다.
사실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진출이 여의치 않더라도 안보 분야에서 한국, 일본, 필리핀 등 동맹·준 동맹국과의 협력 심화를 통한 미국의 중국 견제는 날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또 대중국 디커플링도 엄밀히 말하면 미국의 표적은 전체 산업이 아니라 주로 첨단 반도체이며, 이미 일본과 네덜란드 등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 지위를 점하는 나라들의 동참 약속을 받아낸 상태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결속이 강화한 서방 진영에서 유럽 주요국들이 나토 아태 진출과 디커플링에서 미국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대중국 디커플링에 대한 '무용론'과 비판을 확산하고, 미국의 중국 견제 동력 전반에 김을 빼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으로도 중국 외교는 중국 견제 전선에서 미국과 유럽을 '갈라치기' 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일 전망이다.
그와 관련해 임박한 일정 중 하나는 이르면 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제7차 중국·독일 정부 협상이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독일을 방문해 올라프 숄츠 총리와 경제·무역을 중심으로 한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마크롱 대통령의 4월 방중 때 대대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지렛대 삼아 마크롱의 '대미 자주적' 발언을 끌어냈던 중국은 유럽연합(EU)의 또 하나의 핵심 국가인 독일을 상대로 유사한 접근법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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