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에스트로겐, 혈압 상승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폐경 때 나타나는 갱년기 장애 치료를 위해 경구용 에스트로겐을 사용하면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캘거리(Calgary) 대학 리빈 심혈관 연구소(Libin Cardiovascular Institute)의 신디 칼렝가 교수 연구팀은 폐경 후 호르몬 치료를 시작할 때 에스트로겐을 경구로 투여하면 피부 또는 질을 통해 투여하는 것보다 고혈압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AP 통신 등이 6일 보도했다.
2008~2019년 사이에 에스트로겐 단독 투여 호르몬 요법을 최소 6개월 이상 계속한 45세 이상 여성 11만2천여 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이 에스트로겐으로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후 1년 이상 지났을 때 고혈압이 나타나는지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경구 에스트로겐을 사용한 여성은 피부에 붙이는 에스트로겐 패치나 피부에 바르는 에스트로겐 크림을 사용한 여성보다 고혈압 발생률이 1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 에스트로겐을 사용한 여성은 또 질을 통해 투여하는 에스트로겐 좌약이나 크림을 사용한 여성보다 고혈압 위험이 19% 높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투여 용량이 높을수록 그리고 치료를 오래 계속할수록 고혈압 위험은 더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에스트로겐과 고혈압 위험 사이의 이러한 연관성은 70세 이하 여성이 70세 이상 여성보다 더 뚜렷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심장 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의 심장 전문의 가리마 샤르마 박사는 논평을 통해 경구용 에스트로겐은 체내에서 처리되는 과정에서 혈압과 관련이 있는 효소들에 영향을 미치지만, 피부와 질을 통해 투여되는 에스트로겐은 작용 범위가 상당히 제한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논평했다.
따라서 경구용 에스트로겐을 사용하는 여성은 혈압을 주의 깊게 모니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폐경 후 호르몬 치료에는 득과 실(benefit and risk)이 있다. 따라서 모든 폐경 여성이 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호르몬 치료에는 대개 에스트로겐과 또 다른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틴을 섞은 복합 호르몬 제제가 사용된다. 호르몬 치료는 부작용이 있어 되도록 낮은 용량으로 최단기간 사용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 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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