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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경찰에 피살' 한인사업가 부인 "정부가 실체 밝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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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경찰에 피살' 한인사업가 부인 "정부가 실체 밝혀달라"
故 지익주씨 부인 연합뉴스와 인터뷰…"재판 진행되면서 꼬리 자르기"
"현지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 필요…尹대통령 내외에 간절히 부탁"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2016년 필리핀 경찰에 의해 납치·살해된 한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씨의 부인이 1심 재판에서 범인들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한국 정부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 사건의 실체 규명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지씨의 아내인 최경진(56)씨는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곳에 혼자 남아서 오랜 세월을 비극적인 사건과 함께한 것은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한편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살고 있는 많은 한국 교민이 안전하고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라도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고 필리핀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님에게 간절히 부탁드리는데 저희 신랑이 왜 필리핀 경찰청에서 그렇게 무참히 살해됐어야 하는지 꼭 그 이유를 규명해주시길 제 목숨을 다 바쳐서 간절히 부탁드린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지씨는 필리핀 당국이 자신의 남편을 무참하게 살해한 공권력을 제대로 단죄하지 않고 오히려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고 호소했다.
그는 "사건 당시 로드리고 두테르테 당시 대통령이 반드시 범인들을 잡아서 강력한 처벌을 받게 하고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재판이 진행되면서 관련된 고위직 경찰들은 모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진상이 규명되겠느냐"고 반문한 뒤 "판결이 나왔다고 이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씨는 또 "가족의 일원이 이런 일을 당했을 때 고통과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가족 자체가 붕괴하고 트라우마로 일상생활이 힘들고 건강도 망가진다"면서 "주변의 기도와 위로를 받으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앙헬레스 법원은 전날 지씨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해 인질강도·살인·차량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경찰청 마약단속국(PNP AIDG) 소속 전 경찰관인 산타 이사벨과 국가수사청(NBI) 정보원을 지낸 제리 옴랑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이 주범 중 한명으로 지목한 이사벨의 상관이자 마약단속국 팀장을 지낸 라파엘 둠라오는 무죄가 선고됐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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